날씨 변동성과 트렌드 급변에 시즌 전략 변화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채널 연례 행사 느낌
패션업계에서 역시즌 마케팅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해마다 한여름에 패딩, 부츠 등 겨울 상품을 할인해 판매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관련 행사들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 기후로 날씨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패션업계의 시즌 전략이 유연하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역시즌 마케팅은 주로 헤비 아우터를 내세우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상대적으로 의류 마진이 낮은 비수기 시즌에 겨울 상품을 앞세워 실적 방어를 할 수 있는 데다 트렌드에 대한 고객 반응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옷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증가하면서 역시즌 마케팅이 더욱 주목 받았다.
하지만 올 여름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역시즌 관련 마케팅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관련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은 곳도 있고 일부는 브랜드별 특성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역시즌 마케팅이 줄어드는 이유로 날씨 변동성과 빠른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을 꼽고 있다.
역시즌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겨울 재고를 많이 비축해 놔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싸게 팔 수 있는데 최근 날씨 변동성이 크고 유행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다 보니 대량으로 재고를 비축해 놓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실시간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실시간 대응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파는 기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계절에 따른 명확한 구분보다는 날씨와 기온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출시 시기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의 과다 생산을 지양하고 반응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생산과 재고 물량을 조절하고 고객들의 반응에 따른 소량 리오더(재발주)를 진행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고 국내 소비자들도 유행에 반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며 “여기에 날씨도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패션 기업들이 유연하게 시즌 전략을 대응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도 “재작년까지는 직접 자사몰이나 매장에서도 역시즌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곳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자사몰보다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채널들 연례 행사 느낌으로 남은 것 같다”며 “역시즌에 비용을 태우는 것보다는 가을겨울(FW) 상품 및 광고 등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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