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Q 매출 분기 기준 최대 실적 달성
시장 점유율 상승 가능성↑...70% 돌파?
삼성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7% 깨지나
이재용, 美사교모임 통해 빅테크와 접촉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 TSMC의 독주가 한층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시장 점유율 70%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반면 2위 삼성전자는 수율 정체와 고객 확보 부진 속에 점유율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 9338억 대만달러(한화 약 43조8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기록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TSMC의 이번 분기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 수요가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차세대 칩 생산을 TSMC에 집중하면서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TSMC는 상반기에만 약 83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67.6%였던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2분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등 TSMC의 약진으로 2등 삼성 파운드리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실적도 그렇고, TSMC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1등, 2등의 격차가 조금 더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2분기에 TSMC가 70%에 가까이 도달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 역시 "TSMC와 삼성 파운드리의 실적 차이, 경영 환경, 고객사 유무 등을 종합해보면 2분기에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다"면서 "특히 2,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등 빅테크의 물량이 TSMC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TSMC가 이번 분기 70%에 가까운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요 외신 및 업계에선 TSMC의 시장 점유일이 올해 70%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7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TSMC가 시장 수요가 몰리는 2·3나노 공정에서 이미 80~90%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율을 기록하고 있어 수요 대응에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1, 2등 격차 더 벌어질까
시선은 2등 삼성전자로 향한다. 올해 1분기 7.7%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TSMC의 독주 속 이번 2분기 7% 초반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3나노 이하 선단공정의 수율 안정화가 늦어지고 있는 데다 대형 고객사 확보마저 지지부진해서다.
이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년 4분기(8.1%)보다 0.4%p(포인트) 점유율이 하락한 바 있다.
경 연구위원은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면 TSMC가 치고 나가도 삼성의 점유율이 하락하진 않을 수 있지만, 현재 현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소폭하락하며 7% 초반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도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챙기느냐 못 챙기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하반기 반전 카드는 ?
업계에서는 향후 파운드리 시장의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 어렵다고 본다. TSMC가 올해 2나노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점유율 우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면서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TSMC 추격에 성공하기 위해선 당장 엑시노스2500의 성과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전자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자체 수행하는 모바일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3나노 공정을 활용해 만든 칩이다.
경 연구위원은 "엑시노스2500의 경우 갤럭시 신제품에 탑재를 시작했다"면서 "향후 인기가 높은 다른 스마트폰으로 탑재가 이어지고 엑시노스2600까지 성공하게 되면 삼성 파운드리는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종환 교수 역시 "엑시노스가 당장 삼성 파운드리를 설명하는,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성공이 있어야 다른 빅테크 물량 확보에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용 회장, 휴가 중 성과 내나
한편,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빅테크 업계 거물들과 한자리에 모여 관심이다.
이 회장은 9~1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리는 재계 사교 모임인 '설 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 글로벌 빅테크부터 미디어·엔터테인먼트·금융 등 유력 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여름휴가를 보내며 친목을 다지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한다.
업계에선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이 자체적으로 AI반도체를 설계·개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TSMC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등 내재화를 기반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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