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는 설명과 함께 김 위원장이 두 손으로 라브로프 장관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영상에선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을 “친근한 벗”이라고 부르며 포옹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인사를 보냈고, 모든 합의를 이행할 의지를 확인했으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당신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가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차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초대를 수락한 상태다.
러시아 외무부는 ‘원산, 7월 12일’이라고 표시하면서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강원도 원산에서 이뤄졌음을 알렸다. 원산은 북한이 지난 1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곳이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을 원산으로 초대한 이유에 대해 “최근 외교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계셔서 평양보다는 원산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원산 관광지구) 개장 이후 첫 외국 손님”이라고 하자 라브로프 장관은 배석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를 가리키며 “첫 손님은 대사였다. 그가 광고를 너무 많이 해서 초청을 수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에게 “아직 담배를 피우시나”라고 묻고 “저도 피운다”라며 웃기도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원산 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귀하의 방문은 우리의 특별하고 굳건한 동맹 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방북 과정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입각한 북러간 군사 협력의 의의를 수차례 언급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끊임없이 서신을 통해 정기적으로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전용기로 원산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원산에서 최 외무상과 ‘2차 전략대화’ 회담을 했고 13일까지 방북 일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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