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인구감소지역 중소업체들, 쿠팡 로켓 타고 '고속성장'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7.13 11:28  수정 2025.07.13 11:28

생산공장 증축·농가 거래 급증…지역 경제도 활성화

쿠팡 입점 기업인 경북 영덕 소재 '더 동쪽 바다가는 길' 직원들이 상품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쿠팡

쿠팡은 전북 임실·전남 영암과 경북 영덕·경남 함양 등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서 로켓배송으로 판로를 넓힌 주요 중소 제조업체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지역 농가 소득과 청년 고용인력이 늘어나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지역들은 1970년대만 해도 인구가 10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구가 2~5만명대로 급격히 줄어든 고령화 지역들로 지역 납품 유통채널도 부족한 실정이다.


경북 영덕 강구면에서 붉은 대게 추출액을 넣은 지역 특산품 ‘홍영의 붉은 대게 백간장’을 만드는 식품제조업체 ‘더 동쪽 바다가는 길’ 매출은 2022년 입점 첫해 1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5800만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약 20억원(전체 70억원)을 전망한다. 이재형 대표는“30년간 대게집을 운영한 어머니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2015년 제조업체를 차렸지만 브랜드 없는 중소기업 한계로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 등으로부터 100번 이상 납품을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 업체는 쿠팡과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의 지역 중소업체 발굴 노력으로 입점에 성공했다.


쿠팡에서 빠른 성장세로 400평 규모의 추가 공장을 증축중이며, 직원 수(전체 20여명)도 최근 2년간 20% 늘었다고 했다. 영덕군 평균 연령은 57세지만 더 동쪽 바다가는 길 직원 평균연령은 36살이다. ‘지방의 비전있는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영덕과 구미, 포항 등 타지에서도 젊은 인재들이 입사했다는 설명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취약계층 등 올해도 4~5명을 추가 채용한다.


지리산과 인접한 전북 임실 오수면에 위치한 냉동채소업체 ‘그린피아’는 쿠팡 곰곰 자체브랜드(PB) 다진마늘과 대파 등 20여가지 상품을 생산하며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0% 증가한 80억원을 예상한다.


경남 함양의 차 제조업체인 ‘허브앤티’의 쿠팡 매출은 2022년 8억원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고 올해는 40억원을 바라본다. 함양에서 재배된 ‘늙은 호박’을 원료로 ‘호박팥차’(다하다)를 만드는데, 매출이 늘어날수록 지역 농가에서 사들이는 늙은 호박 규모도 커지고 있다.


허브앤티의 함양군 늙은 호박 수매 규모는 2023년 44톤에서 지난해 76톤, 올해엔 100톤에 이를 전망이다.


전남 영암에서 블루베리·무화과·딸기를 공급하는 농업회사법인 ‘제이드가든’은 지난해 쿠팡 입점 첫해 매출 50억원 가량을 냈고, 올해엔 60억원을 목표한다. 사업 첫해 영암과 나주, 순천 등지의 지역 농가 100여곳과 거래를 텄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을 물류 인프라 확대에 투자,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 곳곳으로 쿠세권을 넓힐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감소지역 중소기업들의 로켓배송과 마케팅 지원 등을 늘리고 업체들은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도록 동반성장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들이 판로를 전국으로 넓히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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