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위기 봉착한 지자체들, 생활인구 증대 통해 지역경기 부양 안간힘
스포츠에 관광 결합한 스포츠관광마케팅 행정력 쏟으며 가시적 성과
생활인구 '진심'인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 생존방식 타 지자체 귀감
저출생에 따른 인구 급감과 고령화 현상 심화로 지역소멸위기에 봉착한 인구 10만 이하 지방자치단체들은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일본에서 대성공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모금(고향사랑기부금)은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할 소중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홍보 제약 등 각종 규제 탓에 아직은 기대 만큼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의 솔루션이자 미래의 솔루션으로 부각 되고 있는 것이 스포츠마케팅. 관광까지 결합한 스포츠관광마케팅은 생활인구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신뢰도 높은 사업으로 떠올랐다.
생활인구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정주인구와 달리 지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해당 지역을 방문하거나 일정 기간(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 생활을 반복하는 인구도 해당 지역의 인구로 보는 개념이다. 2026년부터 정부에서 지자체로 교부하는 지방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가 포함, 중요성은 더 확대되고 있다.
생활인구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꼽히는 스포츠관광마케팅은 인구감소지역에서 스포츠(전국단위 대회 및 전지훈련팀 유치)와 관광 상품을 결합해 지역으로 방문을 유도, 방문자들로 하여금 체류형 소비를 하게 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이다.
각종 스포츠 대회, 전지훈련팀 유치 시 해당 지역의 숙박시설, 식당, 관광명소 등에 체류, 다양한 소비 활동을 유도해 지역이 북적거리고 활기를 띠게 한다. 당장 정주인구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생활인구 증대를 부르는 스포츠관광마케팅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천혜의 관광자원과 스포츠 인프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4 청소년 동계올림픽 등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포츠관광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꼽힌다.
강원특별자치도 내에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스포츠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포츠관광마케팅 정책을 추진하는 지자체들이 많다. 이미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경기 부양에 효과를 일으키며 수치로 입증했다.
스포츠관광마케팅 효과 등에 힘입어 강원특별자치도 내 체류인구는 등록인구의 6.6배에 달하며, 평균 체류 시간과 체류인구 카드 사용액 비중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했다(행정안전부 '2024년 4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통계'). 생활인구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효적절하게 대응한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과 중 하나다.
더 나아가 강원특별자치도는 강원생활도민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시행한 '강원생활도민' 제도는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가입, 도입 100일 만에 가입자 1만2717명을 달성했다. 가입자 중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75%에 달한다. 생활도민제도는 강원도민이 아닌 다른 지역 주민이 가입하면 도내 관광지와 음식점 등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제도다.
생활인구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생활도민제 조례를 시행한 데 이어 강원생활도민제도를 추진한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시자는 "새로운 군(郡)이 생기는 셈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효과를 설명했다.
데일리안은 스포츠관광마케팅의 롤모델이 될 만한 지자체들이 차고 넘치는 강원특별자치도 주요 지역을 찾아 스포츠관광마케팅 효과로 돈이 돌고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지자체들의 생존 현장을 취재했다.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지역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의 생존 방식을 살펴보고 비전을 제시한다.
생활인구 부르는 스포츠관광마케팅도 강원도 1. 동해시
생활인구 부르는 스포츠관광마케팅도 강원도 2. 화천군
☞생활인구 부르는 스포츠관광마케팅도 강원도 3. 평창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군은 올해 6월 기준 인구(3만 9963명)가 채 4만명이 되지 않는 소도시다.
10년 전인 2015년 4만3500명이었던 평창군의 인구는 매년 조금씩 줄어들면서 현재는 3만대까지 내려온 상태인데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 마케팅이다. 이를 통해 ‘생활인구’ 유치에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10개 종목서 202개팀 총 2915명이 방문해 27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평창을 찾은 이들은 평균 26일을 체류했다. 한 해 체류인원이 5만3850명에 달해 평창군민 전체 인원을 상회한다. 이들이 평창에 머무는 기간 읍내 식당을 이용하고 관광지를 찾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생체리듬에 최적화된 700m의 평균 해발고도를 가진 평창은 무더운 여름에도 최적의 훈련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전지훈련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나 치른 지역답게 유산이 그대로 남아 국내 최고의 전문 동계스포츠 시설 확보 및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풍부한 인프라 활용으로 훈련시설 의존도가 높은 동계 전지훈련팀을 집중 유치 중이다.
여름에는 선선한 지형 및 기후적 이점을 바탕으로 자연환경의존도가 높은 육상, 럭비, 축구 등의 하계 전지훈련팀을 집중 유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레슬링협회와의 협약을 통해 레슬링 상비군 전지훈련팀 유치는 물론 훈련 파트너 의존도가 높은 레슬링 등의 연계 전지훈련팀 집중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 행사 유치로 인한 수준 높은 인프라와 평균 해발고도 700m의 기후적 이점을 살려 사계절 전지훈련의 메카 이미지를 구축했다. 평창읍 종부로에 위치한 평창국민체육센터는 레슬링 국가대표 상비군 등의 대표팀 훈련지로 합동훈련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대관령고원전지훈련장(대관령면 올림픽로 220)은 한여름에도 일일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져 하계전지훈련의 최적지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 펑창서 전지훈련을 가졌던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운동하기 좋았다”면서 “시설 사용 등 유관기관에서 잘 지원을 해줘 짧은 기간에도 컴팩트한 집중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해도 여름 전지훈련지로 평창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OK금융그룹 OK 읏맨 럭비단은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목표로 지난 4일부터 20일간 평창으로 하계 국내 전지훈련을 떠났다.
올해 특별히 평창으로 국내 전지훈련지를 선택한 이유는 이광문 코치, 김광식 코치 등 새로 보강된 코칭스태프와 함께 여름철에도 시원한 전지훈련장에서 팀 전술과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팀 사기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평창군을 전지훈련지로 찾는 팀이 늘어날수록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상인들의 호응도 좋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구군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경제에 분명한 긍정 효과가 있다”며 반기고 있다.
대관령 상인회 관계자는 “한 두 팀이 아닌 시즌마다 꾸준히 여러 팀이 온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며 “선수단이 머무는 기간 동안 지역 소비가 유입되고, 매년 반복된다면 지역 상권도 그만큼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전했다.
대관령면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처음에는 우연히 들른 선수들이 자주 오다 보니 단골처럼 됐다”며 “커피 주문하고 공부하고, 훈련 전후로 들러 쉬고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홍보해준 덕분에 카페도 훈훈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관령 번영회 한 관계자도 “원래 겨울은 스키장 손님이 아니면 한산했는데, 전지훈련 선수단 덕분에 한 시즌이 더 생긴 기분”이라면서 “예약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훈련 끝나고 또 오고 싶다는 팀도 있었다”고 반색했다.
특히 전국 및 도단위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로 평창을 방문한 팀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관광지와 지역축제를 찾게 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평창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대관령 양떼목장, 월정사 전나무숲길, 청옥산 육백마지기 등 훌륭한 관광 명소에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잡은 ‘더위사냥축제’가 평창을 방문한 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지난 6일에는 평창을 방문한 레슬링 실업팀들이 ‘더위사냥축제’ 현장을 찾아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갔다.
연중 10℃의 시원한 냉천수가 흐르는 땀띠공원 주변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공연이 진행되는 ‘더위사냥축제’는 지역의 대표 먹거리와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지훈련지로 인기가 많아지면서 군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관광·먹거리를 연계해 효과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군은 올해 추경 포함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평창을 방문하는 전지훈련팀에게 평창사랑상품권(지역화폐)을 최대 300만원(전지훈련 기간 × 인원 × 50,000원 × 10%)까지 선지급한다. 이를 통해 전지훈련 기간 내 관내 소비 촉진 및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료비, 체육시설 사용료, 체험활동, 차량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군은 기협약된 대한레슬링협회 외 여러 단체들과의 협약을 적극적으로 진행, 이를 통한 전폭적인 훈련 지원으로 전지훈련 메카로의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군은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책으로 적극적인 전지훈련팀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가 많아지면서 동계올림픽 유산 및 기후적 이점을 활용한 차별화된 유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평창에서 흘린 땀방울이 값진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평창군은 앞으로도 훈련시설, 숙소, 교통망 등 전지훈련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면서 “보다 나은 지원과 편의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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