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해3도 여객선 ‘운항시간 규제완화’…정부에 건의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5.08.11 17:00  수정 2025.08.11 17:01

“서해5도 현재 전국 유일하게 여객선 야간 운항 금지된 해역”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전경 ⓒIPA 제공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인천항을 연결하는 여객선들이 안개 등 기상 악화로 자주 결항해 인천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대연평도·소연평도 등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운항 시간 규제 완화를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서해5도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객선 야간 운항이 금지된 해역이다.


1970년대에는 전국 해역에서 야간 운항이 금지되다가 2007년 해수부 훈령 개정으로 모두 허용됐지만, 서해5도는 북한과 가깝기 때문에 제외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해군이 오래전부터 운영해오던 '서북도서 선박운항 규정'을 명문화해 현재까지 적용 중이다.


이 규정은 백령도·대청도·소청도·대연평도·소연평도 등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섬을 운항하는 선박은 '주간 운항'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몰 후 30분이 지나서 부터, 다음날 해뜨기 30분 전까지 여객선 운항이 금지된다.


우리 선박에 대한 북한의 테러·피랍·피습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이들 항로상에 어구나 부유물이 들어오면 시야가 제한된 야간에는 안전 운항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 등 여객 특별수송기간이나 꽃게철에 서해5도에서 잡은 어획물을 제때 수송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야간 운항이 허용되고 있다.


문제는 평상시에도 안개 등 기상 악화로 여객선 출항이 지연될 경우 운항 시간 제한에 발목이 잡혀 결항하는 사례가 빈발한다는 점이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을 가야 하는 백령도 항로는 오전에 심한 안개나 풍랑으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가 오후에 기상 여건이 좋아져도 왕복 운항을 해야 운영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선사 입장에선 결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정오에 출발한 여객선이 오후 4시 백령도에 도착해도 섬에서 여객을 태우고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 전에 '야간 운항'에 해당해 운항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백령항로는 결항 일수가 기상 악화 69일, 안개 5일을 합쳐 74일에 달한다.


안개로 결항한 일수는 2020년 15일, 2021년 11일, 2022년 14일, 2023년 7일이다.


인천시는 야간 운항 규제가 풀리면 오후에도 출항할 수 있어 결항 일수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 국방부, 해경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서북도서 선박운항 규정에 '안개 대기에 따른 인천 출항 지연으로 야간 운항이 필요한 경우' 야간 운항을 허용하는 조항을 명문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섬 지역은 여객선 이외에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주민과 방문객들의 불편이 크다”며 “섬 주민 이동 편의성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 정치권과도 규제 완화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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