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같은 ‘외교참사’ 없었다…트럼프·젤렌스키 회담장 화기애애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8.19 08:04  수정 2025.08.19 08:41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외교 참사’로 기록된 지난 2월 말 회담과는 사뭇 다른 화기애애한 진행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서관) 정문 앞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차량 편으로 도착했을 때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기 전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했고, 그가 차에서 내린 후에는 악수하고 어깨와 등을 연신 두드리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앞서 지난 2월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전 문제와 관련해 고성이 오가는 등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카드가 없다”,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도박하고 있다”, “무례하다” 등의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바람에 결국 파국으로 끝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션에도 신경을 썼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에 등장했던 그는 이날 검은색 셔츠와 재킷을 입고 왔다. 지난 2월 “당신은 정장이 없느냐”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을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칭찬을 건넸다. 취재진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장 차림이 멋지다”고 칭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똑같은 말을 했다”고 밝혔다.


회담 초반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님, 먼저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살인을 멈추고 이 전쟁을 멈추려는 당신의 개인적인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초반부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면서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하면서 ‘감성 외교’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미국의 영부인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그녀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 아이들에 대한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제 아내, 우크라이나 영부인도 이 편지를 전해줬다”며 미리 준비한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받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것은 당신에게 보낸 게 아니라 당신의 아내에게 보낸 것”이라며 농담을 했고, 현장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2월과 달리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회담에 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내내 “감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영국 BBC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흩뿌렸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한번이라도 감사를 표한 적 있느냐”며 젤렌스키를 매섭게 몰아 붙였던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다. 양측은 이날 2월 회담 당시 파국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15일 진행된 미·러 정상회담 등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두 나라 정상도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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