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미래' vs 벤츠 '현재'… 獨 럭셔리, 고향서 '맞짱' [IAA 2025]

데일리안 뮌헨(독일) =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9.10 23:34  수정 2025.09.10 23:44

BMW·메르세데스-벤츠, IAA 참가

불과 200m 거리서 드러난 '볼륨 전기차 싸움'

BMW, 뉴 iX3로 브랜드 디자인·기술 '대변화' 알려

'최소한의 변화' 돋보인 GLC 전기차… 화려함 더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럭셔리 브랜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고향인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의 전기차로 맞붙었다. BMW는 뉴 iX3를, 벤츠는 GLC 전기차를 전면에 앞세우면서다.


차량 내외부 디자인부터 전시관 콘셉트까지 BMW는 '미래'의 럭셔리, 벤츠는 '현재'의 럭셔리에 집중하는 확연한 전략 차이가 드러났다.


독일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9일(현지시간)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각각 대규모 부스를 꾸렸다. '독3사'로 묶이는 BMW, 벤츠, 아우디 중 아우디는 올해 '콘셉트 C' 모델을 소규모로 전시하는 데 그치면서 BMW와 벤츠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양 사의 전시관은 IAA가 열린 루트비히 거리의 초입이자 가장 중심부로, IAA에 참가한 전시 브랜드 중 가장 대규모로 꾸려졌다. 양 사 전시관 사이 거리는 약 200m에 불과하지만, 전시관 콘셉트부터 신차까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마련된 BMW 전시관을 보기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BMW는 뮌헨의 랜드마크이자 IAA 전시 시작 지점인 막스 조셉 광장을 점거했다. IAA에서 첫 공개되는 '뉴 iX3' 모델이 핵심인 만큼, 부스 전면에 실차를 높게 세워두면서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전략을 택했다.


덕분에 BMW 전시관은 iX3를 가까이에서 보기위한 이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전시관 입장을 위해 최소 20분 이상 기다려야했지만, 긴 대기줄에 서있는 관람객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들떠있었다.


내부는 광장을 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덕에 마치 야외 정원에서 스탠딩 파티를 즐기는 듯한 콘셉트로 꾸며졌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M5 투어링과 전기차 모델 iX, i4, i5, i7 등 전동화 라인업들이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반기며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직접적으로 알렸다.


BMW 전시관 내 뉴 iX3 주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일제히 멈춰선 곳은 역시나 새 얼굴을 장착한 뉴 iX3다. iX3는 BMW의 새로운 방향성인 '노이어 클라쎄'가 처음 적용된 양산 모델로, 올해 IAA에서 최초 공개됐다. 내외부 디자인은 물론 파노라믹 비전과 17.9인치 디스플레이, 주행 기술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기술력 등 새롭게 등장한 요소가 많은 만큼 관람객들의 체류시간도 상당히 긴 편이다. 특히 iX3의 디스플레이 속 앱을 직접 파노라믹 비전으로 옮겨보고,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려는 이들이 많았는데, 한 관람객은 "빨리 차에서 내려달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파노라믹 비전은 계기판 정보, 주요 기능 등이 전면 유리 하단에 표시되는 기술로, 뉴 iX3에 처음 도입됐다.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전시관 전경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BMW가 미래 기술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벤츠는 '현재' 보여줄 수 있는 럭셔리에 초점을 맞췄다. 벤츠의 전시관은 광장 한복판에 차려진 BMW 부스와 달리 작은 문을 통과해 쭉 걷다보면 나타난다. 비밀스럽게 숨겨진 신전을 찾아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벤츠의 올해 IAA 핵심 신차는 스테디셀러 GLC의 첫 전기차 모델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로, BMW '뉴 iX3'와 경쟁 모델이다.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기존 GLC 아방가르드 모델의 가로 그릴 디자인을 그래픽으로 나타냈고, 내부에는 역대 최대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이뤄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시관 내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 주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GLC 전기차를 앞세운 만큼 벤츠 전시관은 전경에서부터 '극한의 화려함'으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새로운 그릴 디자인을 전시관 디자인으로 연결시켜 전시관 이곳 저곳이 반짝거린다. 내부 역시 화려한 색상의 조명을 사용해 벤츠 특유의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듯 했다.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의 미래 방향성을 드러낸 전기 콘셉트카 'AMG GT XX'도 큰 주목을 끌었다. GLC 전기차가 기존 GLC모델을 떠올리게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현실적인 전기차라면, AMG GT XX는 완전히 변화한 디자인이 반영돼 온몸으로 미래를 드러냈다.


벤츠 전시관 내부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양사의 올해 IAA 전시는 '볼륨 모델'을 활용하는 각 브랜드의 전략의 차이도 극명하게 드러냈다. BMW는 고가 모델이 아니라 가장 많이 팔리는 볼륨 모델인 iX3에 확 바뀐 '미래 디자인'을 가장 처음으로 적용했고, 벤츠는 과거 EQE, EQS 당시 파격적이었던 디자인 대비 기존 내연기관 GLC 모델과 비슷한 방향의 디자인을 적용하며 자연스러운 변화를 꾀했단 점에서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그먼트인 만큼, 변화를 시장에 빠르게 설득시키려는 BMW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벤츠는 과거 EQE, EQS 등 초기 전기차 전략에서 실패를 맛본 만큼 기존 벤츠의 인기 요소인 화려함과 자연스러운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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