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참사 막은 임기응변, '훈련의 힘' 보여준 한국 양궁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9.11 10:25  수정 2025.09.11 10:30

광주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단체전 결승 도중 이우석 손가락 보호대 끈 풀려

갑작스럽게 순번 바뀌었지만 변함없는 실력으로 10점에 잇따라 명중

돌발상황 대비해 끊임없는 연습, 위기의 순간 빛 발해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단체전 금메달 결정전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완벽한 임기응변과 꾸준한 훈련이 위기의 순간 빛을 발했다.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현재 안방서 열리고 있는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단 1개 밖에 가져오지 못했다.


혼성전에 나선 김우진(청주시청)과 안산(광주은행)은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엘리아 카날레스, 안드레스 테미뇨에게 2-6(35-36 37-38 38-36 34-37)으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단체전은 안산, 임시현(한국체대), 강채영(현대모비스)이 나섰지만 준결승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히며 3위 결정전으로 밀렸고, 동메달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자칫 안방 참사를 겪을 뻔한 한국 양궁의 체면을 살린 것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금메달 멤버 김우진,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이 나선 한국 남자 대표팀은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6일째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에 6-0(56-55 57-55 59-56)으로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섰다.


남자 양궁은 결승서 미국을 4-0으로 앞서며 순항했지만 3세트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돌발 변수와 마주했다.


이우석이 동료들과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다가 손가락 보호대 끈이 풀린 것. 이우석이 1번 궁사였기 때문에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김제덕이 이우석 대신 첫 주자로 나서 10점을 명중시켰다. 이어 두 번째 궁사로 나선 김우진도 10점, 보호대를 고친 이우석도 10점을 맞추면서 돌발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성 단체전 금메달 결정전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우석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뉴시스

임기응변 이후 다시 원래 순서로 바꾼 세 궁사는 마지막 3발 모두 10점에 꽂으며 남자단체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 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통상 이우석-김제덕-김우진 순으로 화살을 쐈던 남자 양궁 대표팀은 돌발상황을 대비해 순번을 바꿔서 연습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경험이 주효했다.


이우석은 “파이팅 하다가 너무 세게 내려치는 바람에 끈이 빠져버렸다”면서 “순번을 바꾸면서 연습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훈련의 힘으로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한 대표팀은 남녀 개인전에서 금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11일 남자 개인전, 12일 여자 개인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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