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비자 1.4억 수수료, 첫 신청때만 부과”…美 백악관, ‘불끄기’ 나서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22 07:52  수정 2025.09.22 07:58

레빗 백악관 대변인, “매년 부과한다”는 러트닉 상무 설명 바로잡아

기존 소지자 갱신때는 부과 안해…국익 부합시 예외적 면제도 시사

美 세관국경보호국, 이달 30일부터 관광 비자 수수료도 2배 인상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100배 인상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한 뒤 이를 보여주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1인당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로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힌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는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외국인 전문직 직원 없이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미국 테크(기술)업계의 반발을 일단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H-1B 비자 수수료는 연회비가 아니라 (첫) 신청 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one-time fee)라며 “비자를 갱신하려 하거나 현재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H-1B 비자를 소지하고 있고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사람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도 10만 달러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H-1B 비자 소지자는 평소와 동일한 범위에서 출국 및 재입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은 이 게시글에서 "사안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9일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100배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한 직후 미국에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등 주요 테크(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특히 포고문 서명식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수수료의) 핵심은 연간이고 매년 10만 달러를 내는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상당수 테크기업이 해외로 나간 H-1B 소지 직원들에게 즉시 귀국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지고 했다.


H-B1 비자 수수료 인상 방침을 하루만에 레빗 대변인 명의의 SNS를 통해 수정하며 진화에 나선 것은 외국인 전문직 직원 없이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미국 테크업계의 반발을 일단 수용한 것으로 읽힌다.


미국 이민서비스국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기준으로 아마존 소속 직원으로 승인된 H-1B 비자가 1만44건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5189건)와 메타(5123건), 애플(4202건), 구글(4181건) 등도 H-B1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직원을 대거 고용했다. 이들 대부분이 인도(71%), 중국(11%) 인력이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직종에 주어지는 비자로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고 추가 3년까지 연장할 수있다. 가족과 함께 미국에 거주하면서 일할 수 있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어 그동안 ‘아메리칸 드림’의 지름길로 여겨졌다. 미국이 구글·아마존·테슬라 같은 빅테크를 탄생시키고 첨단 기술 초격차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H-1B를 통해 전 세계 인재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H-1B 비자는 일반 기업에 연간 8만 5000개(미 석박사 소지자 2만명 포함)로 발급 한도가 정해져 있고 추첨으로 선발된다. 한국인도 1년에 2000명 안팎이 선발된다. 연장 승인과 비영리기관·고등교육기관 등에 발급하는 건수까지 포함하면 연간 40만개 정도가 발급된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미국 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인력을 들여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해 왔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국 무비자 여행을 위한 전자여행허가제(ESTA) 수수료도 이달 말부터 2배 가까이 오른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ESTA 수수료는 현행 21달러에서 이달 30일부터 40달러로 인상된다.


ESTA는 미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국가의 국민을 대상으로 도입한 전자 허가 제도다. 한국은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국으로 ESTA 승인을 받으면 단기 출장이나 관광 등 최대 90일간 미국 체류가 가능하다.


지난해 170만명가량의 한국인 미국을 찾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이번 인상으로 3230만 달러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ESTA 유효기간은 2년으로 이미 승인받은 경우에는 추가 수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