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후 국내에서 '혐중 정서'가 확산하자 한국을 찾는 대만인들이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한 소셜미디어(SNS)에는 대만인이 "최근 한국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발이 좀 있다. 이런 배지를 달아야 할까"라는 질문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대만 사람이에요'라는 한글이 적힌 동그란 배지가 담겼다. 글 아래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고 있는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다.
이 국기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인해 올림픽 등 국제행사에선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나라 이름 역시 대만(타이완) 대신 중화 타이페이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대만의 누리꾼들은 "한국인들은 중국인과 대만인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중국인이나 대만인이나 모두 똑같을 수도 있다" 등 걱정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한국에 방문 시 이 배지를 달았는데, 점원이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걸 느꼈다"라며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국내서 혐중 정서 확산
실제 행동 나서기도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보수단체 '민초결사대'가 "반국가세력 척결", "짱깨 OUT"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중 시위를 열었다. 집회 참가 250여명은 빗속에서도 을지로 1가와 세종대로를 거쳐 서울역까지 행진했다.
경찰이 "특정 국가를 혐오하는 구호를 즉시 멈춰달라"고 경고를 했으나 시위대는 "경찰은 우리를 안 지키고 누굴 지키냐"고 맞대응했다. 시위는 약 2시간30분간 이어졌다. 비가 내려 행인이 적은 탓에 큰 충돌은 없었다.
대만인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국내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한국에 여행 온 20대 중국인 여성 2명의 허리를 걷어찬 30대 남성이 닷새 뒤 대만 국적 30대 남성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중국인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서부지법은 "평소 중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야간에 중국인을 노리고 범한 혐오 범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이 사건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자수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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