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편 들면 제재” 中 1차 타깃된 한화오션…한미협력 새 변수로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10.15 11:05  수정 2025.10.15 11:06

한화오션 미 자회사 5곳 제재…미중 조선 패권 갈등 불똥 튀어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 직격…“미국과 손잡으면 불이익” 경고

업계 “직접 피해 제한적”…한국 겨냥한 中 견제구 우려는 지속

중국이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 프로젝트'를 견제하기 위해 한화오션을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미중 해운·조선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조선업 최대 경쟁국이자 미국 조선업 부흥의 핵심 파트너인 한국 업체를 겨냥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향후 한국이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강요받는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를 견제하기 위해 한화오션을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서 한국 조선업이 미중 패권 대립의 첫 번째 유탄을 맞았다.


중국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중화인민공화국 반외국제재법’에 따라 한화오션의 미국 소재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중국 내 모든 조직과 개인이 이들과 거래·협력·투자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은 한화쉬핑과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다.


중국 정부는 이들이 미국 정부의 해사·물류·조선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14일부터 중국 선박의 입항 시 톤(t)당 50달러의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고, 중국 교통운수부도 맞불 대응으로 미국 소유·운영 선박에 입항료 부과를 시행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운·조선으로 확전된 것이다.


특히 제재 대상 중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중심 무대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방미 일정 중 직접 방문한 곳으로, 미국 해군의 다목적 선박과 상선 등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번 조치가 미치는 사업적 영향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제재를 실질적 거래 제한보다는 정치적 경고에 가까운 조치로 해석한다. 중국이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화오션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이번 제재의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본다. 제재 대상 자회사들은 미국 내 조선 및 해운 사업 중심의 법인으로, 중국과의 거래 비중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미국산 선박은 가격 경쟁력이 낮아 애초에 중국 공급망과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의 중국 관련 실질 협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필리조선소에서 사용되는 일부 후판이 중국산일 가능성이 있지만 비중이 낮고 한국이나 캐나다, 멕시코산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조선사들도 최근 3년 새 수주 잔고가 급증했고,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 없이 모든 배를 제작할 수 없다”면서 “중국이 더 강하게 한국 조선사를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한화오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오히려 국내 조선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제재로 인해 미중 양강 구도의 조선·해운 분쟁이 확산될 경우 국내 조선 업체들이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글로벌 조선시장 60%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은 조선·해운 시장의 ‘큰손’이 아니다”라며 “중국 입장에서 그나마 표면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상대가 중국의 유일한 대항마인 국내 조선업체라는 점에서 이번 제재는 오히려 중국이 긴장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조치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조선뿐 아니라 해운·철강 등 전방산업으로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이미 해운 비용 상승 우려가 커진 상태에서 자동차 운반선을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 등도 긴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미국과 협력하면 중국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가 크다”며 “당분간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 갈등이 해운·철강·기계 등으로 번질 경우, 공급망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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