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정승현, 신태용 감독은 전면 부인
입장문 올린 울산, 신태용 전 감독에 대한 언급은 없어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이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난 10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서 경질된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 간의 갈등이 진실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 구단은 폭행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성적 부진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울산의 베테랑 수비수 정승현이 신태용 전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신 감독은 폭행은 아니라며 진실 공방을 펼쳤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했던 신태용 전 감독과 울산 선수들의 갈등 재점화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기도 하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 위기의 울산을 구하기 위해 ‘소방수’로 선임됐지만 성적부진으로 65일 만에 경질됐다. 이후 신 감독이 일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난 ‘바지 감독’이었다”, “일부 선수들이 인사도 하지 않고 말도 듣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울산의 베테랑 선수 이청용이 지난 10월 18일 광주와의 경기서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뒤 신 감독을 저격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펼치며 갈등을 예고했다.
이청용은 “부끄러운 목표(1부 잔류)를 달성한 뒤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울산이 힘겨운 강등권 싸움을 펼치면서 1부리그 잔류 확정이 늦어졌고, 최종전을 치르고 나서야 다시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태용 감독에게 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정승현.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달 30일 최종전에서 팔을 다쳐 곧바로 응급실로 이동한 이청용 대신 인터뷰에 나선 정승현은 “신태용 감독이 뺨을 툭툭 때리고 귀에 호루라기를 부는 폭행을 가했다”면서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폭행이든 폭언이든 ‘나는 아니다’라고 생각해도 당하는 사람 관점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폭행인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에 다음날 열린 K리그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 감독은 “승현이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을 함께한 애제자”라며 “울산에서 마지막까지 미팅했던 친구도 승현이다. 내게 ‘감독님,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인사를 잘하고 나왔는데 왜 이런 인터뷰가 나왔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행동이 선수에게 과했고,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면서도 “폭행과 폭언을 하지 않았고, 만약 그랬다면 감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하며 팬들에 실망감을 안긴 울산은 신 전 감독과 선수들의 폭로전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울산은 2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K리그1 최종 9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돼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구단과 선수단 모두는 이 뼈아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 중간 두 번의 감독 교체는 전적으로 구단의 결정이었다”면서 “구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시스템 보완에 만전을 기해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은 입장문에서 신태용 전 감독과 정승현의 최근 발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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