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상 높이고, 갈등 봉합…케이팝의 역동적 대전환 [2025 문화결산-가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2.22 11:00  수정 2025.12.22 11:00

2025년도 대중문화계는 여전히 역동적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냈고, 동시에 많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K-컬처의 각 영역이 해외에서 보내온 수상 소식은 여전히 반갑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중문화계 역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새로운 인물이 스타가 되기도 했지만, 스타의 몰락도 많았다. 그리고 많은 스타가 진짜 ‘하늘의 별’이 됐다. 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대중의 삶을 지배했지만, 텍스트를 향한 ‘힙’한 흐름도 이어졌다. 이런 2025년도 대중문화계를 가요, 영화, 방송, 공연, 출판 등 각 영역의 1년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2025년 가요계는 케이팝(K-POP)의 글로벌 위상 강화와 내부적인 갈등 봉합, 그리고 팬덤 문화의 사회적 확장이라는 역동적인 변화를 동시에 맞이한 한 해였다. 올해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의 군 복무 완료로 ‘완전체’ 복귀의 서막을 열었고, 로제와 ‘케데헌’ 등이 그래미 본상 후보에 대거 진입하며 서구권 음악 시장의 장벽을 허무는 쾌거를 거뒀다. 내부적으로는 소속사 이탈로 갈등을 빚던 뉴진스 멤버 전원이 1년 만에 어도어로 복귀하며 사태가 일단락됐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독자 레이블 설립으로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또한,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촛불 대신 응원봉이 광장을 채우며 팬덤의 성숙한 시민 의식을 증명하는가 하면, 박진영 프로듀서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케이팝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국가적 핵심 자산이자 사회 문화적 상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해로 기록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뉴진스 어도어 복귀·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설립


일방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소속사를 떠났던 뉴진스가 다시 어도어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며 독자 활동에 나선지 약 1년 만이다.


이는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과 독자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에 따른 결과다. 지난 10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어도어가 제기한 본안 소송에서 어도어의 승소를 판결했다. 법원은 멤버들이 주장한 계약 해지 사유를 모두 배척하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판결 이후인 2025년 11월 12일, 항소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멤버 전원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해린과 혜인이 어도어를 통해 가장 먼저 복귀 입장을 공식화했고, 뒤이어 민지, 하니, 다니엘도 항소를 포기하고 소속사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로써 1년여간 지속된 이탈 사태는 일단락됐다.


다만 현재 어도어는 먼저 의사를 타진한 해린과 혜인에 대해서만 공식적인 환영 입장을 낸 상태다. 뒤늦게 복귀 의사를 밝힌 민지, 하니, 다니엘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진의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 전원이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진스의 완전체 활동 재개나 향후 앨범 발매와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까지 발표된 바 없다.


‘뉴진스맘’으로 불린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과 법적분쟁을 이어가며 별도의 기획사인 ‘오케이(ooak) 레코즈’를 설립하며 홀로서기를 본격화했다. 일각에선 뉴진스를 영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발판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으나 “보이그룹 제작 등 새로운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뉴진스의 어도어 복귀와 관련해서는 “멤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뉴진스는 5명으로서 온전히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로제 ‘아파트’·케데헌 ‘골든’ 그래미 입성 가시권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 케이팝 아티스트와 곡이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대중음악이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너럴 필즈로 분류되는 본상 후보에 케이팝 음악이 최초로 진입하면서 그동안 서구권 중심의 시상식으로 평가받던 그래미의 문턱을 케이팝이 마침내 넘어섰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 따르면 블랙핑크 로제가 부르노마스와 협업한 로제의 ‘아파트’(APT.)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해 총 3개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곡이 이 부문 후보로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OST ‘골든’ 역시 본상인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고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 소속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는 케이팝 그룹 최초로 본상 중 하나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 후보에 지명됐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장르 부문 후보에 3년 연속 오른 바 있지만, 케이팝 음악이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그래미 본상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아직 수상 여부를 속단할 순 없지만, 후보 지명만으로도 기념비적 사건이라는 평이다. 그래미 어워즈 부문별 후보 최종 투표는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되며, 시상식은 내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방탄소년단 7인 전원 군 복무 완료…완전체 복귀 예고


2022년 12월 맏형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군백기’에 돌입했던 방탄소년단이 올해 6월부로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를 마쳤다. 가장 먼저 입대한 진(2022.12.)이 2024년 6월에 전역한 데 이어, 제이홉(2023.4.)이 2024년 10월에 군 복무를 마쳤고, 이어 2023년 12월 나란히 입대했던 RM과 뷔가 2025년 6월 10일, 지민과 정국이 6월 11일에 현역 복무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슈가가 6월 21일 소집 해제됨으로써, 멤버 7인 모두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왔다.


멤버 전원이 군 필자가 됨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복귀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초 이들의 컴백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으나, 한 차례 밀리면서 소속사는 내년 봄으로 컴백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월드투어 등 완성도 높은 복귀가 예상된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촛불 대신 응원봉…비상계엄 현장의 새로운 풍경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비상계엄 시국 속에서 광장을 채운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다른 양상을 띠었다. 집회의 상징이었던 촛불의 자리를 케이팝 팬덤의 상징인 ‘응원봉’이 대체하며 새로운 시대의 저항 방식을 보여줬다. 시민들은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의 응원봉을 지참해 현장에 모였으며, 팬덤이라는 조직된 개인들이 사회적 문제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시명하는 시각적 도구가 됐다.


이러한 현상은 집회의 성격이 무겁고 단일한 목소리를 내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연대하는 문화적 흐름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응원봉은 자신이 지지하는 아티스트의 상징물을 들고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팬덤의 시민 의식’을 가시화했다. 결과적으로 응원봉은 공연장 안의 열기를 넘어 광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의미한 사회적 상징물로 기록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중문화교류위 공식 출범…박진영 위원장 임명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월 1일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대중문화교류 정책의 국가적 비전을 수립하고 민관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을 도모하고 문화강국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대통령 소속의 자문위원회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박진영 위원장은 수십 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실무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민관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실질적인 교류 성과를 이끌어낼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취임 소감을 통해 “그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됐던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실효적인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고, 또 후배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소감과 각오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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