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부터 송성문까지 6명의 특급 선수 유출
2020년대 2번의 KS 진출 이후 급격한 하강곡선
키움은 이정후 이탈 후 최하위에 벗어나지 못한다. ⓒ AFP/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3년 연속 주축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보내며 내년 시즌도 고난의 행군을 이어갈 전망이다.
키움의 핵심 타자 송성문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4년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키움은 최소 300만 달러(44억원)에서 최대 405만 달러(60억원)의 포스팅 비용을 받을 예정이다.
곳간은 돈으로 채웠으나 전력 유지는 더욱 어렵게 됐다. 특히 키움은 2014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특급 성적을 내는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메이저리그로 보내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강정호가 떠난 이듬해에는 ‘거포’ 박병호가 떠났고, 2020년에는 김하성, 그리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이정후와 김혜성, 송성문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덕분에 구단의 살림살이는 나아졌다. 키움은 6명의 선수를 미국으로 보낸 대가로 포스팅 수익으로만 최소 4770만 2015달러(약 706억 2283만원)에서 최대 5215만 2015달러(772억 1105만원)를 챙길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투자에 인색하다는 점. 프로 구단이 선수를 팔아 돈을 벌었으면, 다시 구단 전력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키움은 FA 시장에서도 미온적이며, 오히려 트레이드 시장에서 즉시 전력감을 내준 뒤 현금을 받아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강정호부터 송성문까지 6명의 히어로즈 선수들은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타자들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떠나고 히어로즈의 팀 성적은 하강 곡선을 그렸을까.
주축 선수 이탈 후 이듬해 키움 팀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먼저 2014년 ‘유격수 평화왕’이었던 강정호는 7.11의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했다. 즉, 강정호 1명이 팀에 7.11승을 안겼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듬해인 2015년에는 강정호가 없었으니 7승이 줄어야 하는데 키움의 팀 성적은 2년 연속 78승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8.20의 WAR를 기록한 박병호가 이탈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키움은 78승에서 77승으로 고작 1승 줄었고 계속해서 가을 야구를 치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강정호와 박병호라는 특급 선수 둘이 1년 간격으로 팀을 이탈했는데도 키움의 팀 성적이 유지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강정호의 공백은 2년 차 김하성이 등장해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활약을 펼쳤다. 홈런 타자 박병호의 대체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서건창이 건재했고 김하성이 잠재력이 만개하며 2016년까지 잇몸으로 버텨냈다. 이들의 공백은 7위에 머문 2017년에 와서야 확연하게 드러났다.
키움은 다시 비상했다. 김하성이 ‘평화왕’ 자리를 물려받은 가운데 유망주들의 기량이 하나둘씩 폭발하기 시작했다. 키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두 차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비롯해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이정후가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김혜성, 송성문, 안우진의 잠재력이 만개한 시기다.
하지만 곳간은 비었고 팀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2년 MVP인 이정후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23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자 이전 해 2위였던 성적이 곧바로 최하위로 내리꽂혔다. 이정후가 떠나고 김혜성이 특급으로 발돋움했으나 다시 한 번 10위에 그쳤고, 송성문이 MVP급 활약을 펼친 올 시즌도 팀 성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야구는 선수 1명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홈런 타자라 하더라도 매 경기 홈런을 칠 수 없고, 특급 에이스 또한 등판 때마다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없다. 다만 이들이 존재함으로써 팀의 구심점이 생기고 비로소 거대한 톱니바퀴가 굴러 승리 공식을 만들어낸다.
키움의 특급 선수 이탈은 당장의 성적 하락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나 가랑비에 옷이 젖듯 서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키움은 타 구단에 비해 훨씬 어린 나이에 기회를 받아 일찍 잠재력을 터뜨린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이라는 보석을 얻었음에도 대권 경쟁 대신 이익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3년 연속 최하위였고, 8.58승을 가져다 준 송성문의 이탈로 키움 팬들은 내년 시즌 승률 하락을 걱정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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