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불공정행위를 사전에 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과징금·과태료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과징금 부과율과 상한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각계각층과의 간담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어렵게 하는 불공정한 시장질서, 착취적 관행 등 다양한 경영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하도급대금 지급안정성 강화 종합 대책, 기술탈취 근절 대책, 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 대책, 유통분야 대금 지급기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부담 완화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공정위 업무의 이정표로 삼아 과제를 모색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배달앱 분야에서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통신·주택·중간재 분야 담합 행위를 시정했다.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결혼서비스에 있어서의 세부적인 가격 정보를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갑을관계 및 온라인 플랫폼 경제에서의 반칙 행위를 적극 시정했고, 대기업집단 내에서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회사의 공적자금을 낭비하는 행위에 대처했다”며 “올해는 국민들께서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발표한 대책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새로운 개혁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경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우리 시장 시스템, 법과 제도, 개별 기업의 소유 및 의사결정 구조를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아직도 큰 숙제로 남아 있다”며 “소수 대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 문제,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 성장 등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시장 시스템의 혁신 역량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은 많아도 그 역량이 진출할 길들이 막혀 있다. 막힌 길들이 뚫려야 대한민국이 경제성장과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 착취적 관행을 타파하고 게이트키퍼의 기득권을 강력히 규율해 창의적 혁신과 건강한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공정하고 건강한 시장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올해 ▲대·중소기업 간, 경제적 강자와 약자 간 불균형 해소 ▲민생 밀접 분야의 공정경쟁 확산 ▲디지털 시장과 낙후한 기간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 규율과 혁신 인센티브 강화 등 네 가지 정책 방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대·중소기업 간, 경제적 강자와 약자 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하도급기업·가맹점주·납품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탈취는 중소·벤처기업의 생존과 미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기술보호 감시관 등 다양한 적발채널을 활용하고 전문 조사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등 기술탈취 문제에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며 “법과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노동자·노동조합·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제적 강자에 대한 협상력이 강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 밀접 분야의 공정경쟁을 확산을 통해 민생회복을 지원하고 국민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식품·교육·건설·에너지 등 민생밀접 4대 분야에서의 가격 담합을 집중 점검하고,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며 “법 위반에 대한 제재 수준이 그로 인한 이득에 미치지 못한다면 불공정행위의 근절은 요원하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질적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부과율과 상한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사권 강화를 위해 조사 불응 시 과징금 등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 주무부처로서, 문화·외식·운동부터 상조·장례에 이르기까지 청장년층과 노년층에 걸쳐 소비자 권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으로 취약해질 수 있는 소비자 권익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등 온라인 플랫폼 경제의 허위과장광고에 적극 대응하고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이용약관으로부터 소비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장, 낙후 기간산업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디지털·플랫폼 시장에서의 독점력 남용행위 및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거래안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디지털 시장 관련 국회에서의 입법논의를 계속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석유화학, 철강 등 낙후한 기간산업의 탈탄소-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산업구조조정에 공정위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규율과 혁신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주력 대기업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기업집단 내의 사익편취, 부당지원 등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며 “부당내부거래와 계열사 누락 행위를 감시하고, 부당이득에 비례하는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경제적 제재를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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