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교육감 "베트남, 한국에서 배울 것 다 배웠고…중국은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다더라"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6.01.14 15:44  수정 2026.01.14 16:19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서 '입시 의존 구조에 갇힌 공교육' 지적

70%대 대학 진학률…"무엇을 할지 모른 채 일단 대학 가는 구조"

교사는 행정, 학생은 입시에 매몰…"창의력 키울 시간 사라졌다"

임태희 교육감이 14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한국 교육의 위기를 강하게 경고하며,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임 교육감은 14일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베트남도 이제 한국에서 배울 게 없고, 이대로 가면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되도록 기회를 넓히고 교육을 통해서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도 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임 교육감은 "교육개혁의 핵심은 교사와 학생에게 있다"며 "선생님이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확실한 책임과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선생님을 하려고 사범대에 갔다가 후회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사회는 교육의 신뢰를 잃은 것"이라며 "그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아무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결국 제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교육감은 현재 제도 중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대학입시 구조를 꼽았다. 임 교육감은 "대입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개혁은 미완성으로 끝난다"며 "우리의 선발 방식은 점수 중심의 한 잣대에만 의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이 학생을 점수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입학 이후 어떻게 교육하고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외국 대학은 면접이나 합숙 과정을 통해 학생의 학업 의지와 비전을 본다. 점수는 최소한의 자격일 뿐"이라고 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자율전공학부 확대에 대해서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 채 진학하는 기형적 구조의 결과"라며 "고교 단계에서부터 진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학습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육감은 경기교육청이 추진 중인 IB(국제바칼로레아) 수업을 하나의 시도 사례로 꼽았다. 임 교육감은 "IB 수업을 도입한 학교에 가보면 토론하는 학생들의 눈빛부터 다르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며 성취감을 느낀다. 수업 방식이 조금 달라지면 학생의 변화는 훨씬 빠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임 교육감은 IB 교육이 지식 암기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는 시스템이라며 "이런 학습 구조가 공교육 전반으로 확산되면 학생 주도형 교육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육감은 또 우리 사회의 대학 진학률 구조도 문제로 지적했다. 임 교육감은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70%대로, OECD 주요국 평균의 두 배 수준"이라며 "선진국들이 절반 이상이 직업교육이나 기술훈련 과정을 택하는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일단 대학에 가보자는 사회적 분위기, 이는 결과적으로 청년의 진로 불안으로 이어진다"며 "대학 진학률이 안정되려면 교육의 선택지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대안으로 특성화고와 기업 연계를 통한 산업 현장형 교육 강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 교육감은 "특성화고 취업률이 올라간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은 기업과 협약을 맺어 학생들이 학교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기술을 익히고, 실제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하고, 엔젤투자협회와 협약해 투자와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시도가 확산되면 학생들이 대학 대신 현장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이러한 시스템들이 병행돼야 대학 진학률 등이 안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대학은 나중에 가도 된다"며 "학생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라고 했다.


임 교육감은 아울러 "'경기미래교육청 선언 후 해 온 정책들이 그런 환경에 맞춰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본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기조가 대한민국 교육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소망이다. 대학 입시 개혁 4자 협의체 구성도, 더 이상 되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고, 앞으로의 문제도 그런 시각으로 결정하고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끝으로 "경기교육은 대한민국의 28% 정도 되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현장이기에 조금이라도 방향이 잘못되면 경기교육이 가져올 대한민국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것이 씻을 수 없는 폐해를 일으킨다고 본다"며 "현재 유행하는 것을 따라가거나, 정치 지형을 따라가거나 하는 것은 교육에서는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도 흔들림 없이 교육 본질에 충실하면서, 교육 당사자인 학생, 교사와 직원이 교육이라는 한가지 목표를 두고 '동진대성(同晉大成)'할 수 있도록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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