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관한 루머와 허구 재탕 경계해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3.12 07:56  수정 2026.03.12 08:03

과거 논란 일으켰던 인사들 성찰 해야

중동 이동 후 보완책에 대한 한미 협의도 필요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서 수행하는 군사작전의 영향이 한반도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 지역방어 체계)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알렸고, 한국 언론들도 그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도 주한미군의 사드 일부가 이스라엘로 이동했다가 복귀한 바 있다.


사드가 이동하는 만큼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방어가 불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는 사드가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 미국의 군사적 필요성도 무시할 수도 없다. 미국의 7개(본토에 5개 포대, 괌에 1개 포대) 사드 포대 중 해외에 배치돼 단기간에 이동과 복귀가 가능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불안요소 보완을 위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드 이동과 관련, 일부 언론은 안보불안을 제기하면서도 동시에 사드가 대북 방어가 아니라 대중국 감시용이었다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사드에 관한 과거의 루머를 재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드에 관한 논쟁에 처음부터 참여해 루머의 실체와 그로 인한 북한 미사일방어의 공백을 경험해온 사람으로서 반박하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당시 스캐피로티(Curtis M. Scaparrotti) 한미연합사령관이 본국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건의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그러자 일부 인사들은 사드가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탐지하거나 요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가 미국과 중국의 전장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배치를 반대 했다. 이들의 주장은 중국에 전파돼 중국이 한국 정부에게 사드 배치를 허용하지 말도록 압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을 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은 시베리아 상공으로 날아가고, 고도와 속도가 높아서 사드가 요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이들의 주장은 루머로 판명됐다.


그러자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 활동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반대 운동을 지속했다. 이것도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000km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레이더는 CCTV와 달리 점으로 나타나는 물체의 이동특성만 인식한다는 기술적 특성이 알려지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드 배치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거나, 사드 레이더에서 강력한 유해 전자파가 나온다는 루머를 확산시켰다. 이는 ‘사드 참외’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국민들과 성주시민들을 격양시켰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은 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비용을 지불한 바 없다. 전자파 역시 수년 동안의 측정결과 허용치의 0.0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드배치 반대론자들은 근거 없는 루머로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고, 한중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체계 구축을 지연시켰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통해 반성은 커녕, 또다시 묵은 루머를 확산시키니 안타까운 일이다. 사드가 필요 없는 무기라면 중동 이동을 문제 삼지 않아야하는 것 아닌가?


사드 포대의 중동 이동과 관련해 또 한 가지 필자가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이라는 허구다.


다수의 미국 전문가들은 이 용어를 사용해 미국이 주한미군을 대만 사태 등에 전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한국 정부에게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드 이동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은 그들의 병력이나 무기를 이동시킬 때 동맹국과 협조는 하겠지만 승인을 구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조사해본 바로는 미국 고위인사나 미국 내 문서에서 한국에게 주한미군의 대만 전용 의미로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요구한 사례가 없다. 그 동안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해온 학자들은 이번 사드의 중동 이동이 전략적 유연성의 일부라고 왜 비판하지 않는가.


한국의 ‘전략적 유연성’ 토론은 2003년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 때 오해에서 기인한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범지구적 태세검토(Global Posture Review, GPR)’라는 명칭으로 해외주둔 미군의 적절 규모를 검토한 것을 어떤 학자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의도로 해석, 그에 따라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라고 잘못 예측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그런데 당시 부시 대통령의 GPR은 미군의 복무여건 개선 차원에서 본토 주둔 미군의 숫자를 증대시키고자 해외주둔 미군 규모의 적절성을 평가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주한미군 규모는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미국의 안보전략과 정책을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근거 없는 루머를 만들어 국민들을 현혹시키거나, 지레짐작으로 미국의 정책을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이번 사드 포대의 중동 이동으로 발생하는 안보 불안에 관해서는 당연히 한미연합사 또는 미 국방당국과 협의해 보완방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사드가 필요한 무기라면, 사드에 관한 루머를 퍼트려 반대했던 사람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유연성’과 같은 허구의 논란도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글/ 박휘락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