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한기주…소득없이 날린 히든병기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11.10.10 10:22  수정

7회 마운드 올라 11회까지 1실점 패전

불펜싸움 큰 부담..침묵한 타선 아쉬움

1점만 내줘도 진다는 압박감은 2년간 공백기를 거쳐야했던 한기주로선 넘기 힘든 부담이었다.

정규 시즌부터 KIA의 최대약점은 불펜이었다.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윤석민을 필두로 선발진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무게감을 자랑하지만 불펜진은 사정이 달랐다. SK나 삼성과 달리, 1~2점차 박빙의 승부로 전개되는 경기후반에는 KIA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조범현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꺼내든 불펜의 히든카드는 바로 한기주였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직전 한기주를 선발요원 출격을 검토한 바 있지만, 결국 구위와 팀 사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할 때 불펜 투입을 결정했다.

손영민의 뒤를 이어 7회 2사에 마운드를 오른 한기주는 역투했다. 당초 1~2이닝 정도만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조범현 감독은 연장 11회까지 한기주 카드를 밀어붙였다. 4이닝 동안 무려 72개의 공을 던지며 10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체력적 한계를 드러낸 11회말 볼넷과 안타를 내줬고, 이호준에게 끝내 통한의 결승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되고 말았지만, 조범현 감독과 동료 선수들도 누구도 한기주를 탓할 수 없었다. 한기주는 이날 다소 불안한 제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억누르며 분전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에서 1점만 내줘도 진다는 압박감은 2년간 공백기를 거쳐야했던 투수로서는 넘기 힘든 부담이었다. 이날 던진 72개의 공 가운데 절반이 넘는 39개의 공이 볼이었을 만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기주보다는 타선과 불펜의 부재가 더 아쉬웠다. 조범현 감독이 타이밍 상 더 이상은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기주를 오래 밀어붙인 것은 그만큼 불펜에 믿을만한 투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였고, 한기주가 있을 때 타선에서 득점을 추가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의도이기도 했다.

그러나 KIA 타선은 막강한 SK 불펜의 벽을 넘지 못했다. 2차전에서 너무 많은 공을 던진 한기주는 구원실패로 인한 패전이라는 부담까지 떠안으며 남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마무리 역할을 기대하기도 힘들게 됐다. 3차전 이후가 불펜싸움이 될 경우, KIA는 꺼내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병기를 소득 없이 소모해버린 셈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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