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초 무사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SK 정상호(가운데)가 롯데 투수 부첵(오른쪽)을 상대로 역전 결승 솔로홈런을 때리고 1루를 돌고 있다.
롯데로서는 딱 하나 빼놓고 할 것은 다했다. 그러나 그것 딱 하나 빼놓은 것이 ‘가을 악몽’으로 이어지는 결정타가 됐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6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여섯 번째 투수 부첵이 정상호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6-7 역전패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사직구장 9연패와 함께 홈 12연패 수렁에 빠지며 유독 안방에서 가을 악몽을 되풀이했다.
문제는 롯데는 이날 할 것은 다했다는 점. 내용만 놓고 본다면 롯데가 충분히 이기고도 남았다.
첫 번째는 비교적 손쉽게 선발 김광현을 끌어내렸다는 점이다. 1회초 최정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도 견제사로 이닝을 마쳤다. 곧바로 1회말 김주찬이 솔로 홈런을 날렸을 때만 해도 롯데의 분위기였다. 롯데는 2회말까지 김광현을 상대로 3점을 뽑았다.
또 올 시즌 SK를 상대로 3승으로 강했던 롯데 선발 장원준이 4회초에 다소 흔들리면서 벌어놓은 점수를 모두 잃은 뒤에도 롯데 타선은 4회말 다시 1점을 보태며 김광현을 3⅔이닝 만에 끌어내렸다.
두 번째는 SK 벌떼 중간 계투진을 잘 공략했다. 롯데는 SK에 4-6으로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이영욱, 박희수, 정대현 등으로 이어진 중간 계투진을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 동점을 만들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중간을 든든히 지켜낸 박희수와 SK의 절대적인 수호신인 정대현에게 1점씩 뽑으며 동점을 만들어낸 것 자체는 롯데가 포스트시즌에서 더 이상 만만한 존재가 아님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결국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
롯데는 9회말 6-6 동점에서 선두 타자 황재균이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쳐냈다. 단 한 점 싸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었다. 다음에 나온 조성환이 보내기 번트를 대려다가 짧은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까지 만들었을 때는 사실상 롯데의 끝내기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손용석이 투수 앞 땅볼로 1사 2, 3루가 된 상황에도 대부분 사직 팬들은 끝내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부담스러운 김주찬을 고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을 때도 외야 플라이 하나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손아섭이 정우람의 초구를 때린 것이 2루수 앞 땅볼이 됐고 이것이 더블플레이로 연결됐다. 이것 하나로 롯데는 무너져갔다. 자신감을 회복한 SK는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정상호가 솔로 홈런을 날렸다.
롯데는 지금도 한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장 2차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에 가슴치고 땅만 치고 있을 수는 없는 롯데다. 그러나 부산에서 또 휩싸인 가을의 악몽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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