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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3천억’ 투자…첼시 로만제국 10년의 완성


입력 2012.05.20 08:45 수정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바이에른 뮌헨 물리치고 창단 첫 우승

10년간 1조 3천억원 이적시장에 투자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첼시.

유럽 정상을 목표로 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의 꿈이 10년 만에 이뤄졌다.

첼시는 20일(한국시각),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4-3)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지난 1905년 창단한 첼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고, 2007-08시즌 결승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석패했던 아픔까지 씻어냈다.

첼시의 올 시즌은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 한 편이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지난 시즌 FC 포르투를 무패 우승으로 이끈 젊은 감독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를 사령탑에 올리며 팀의 대대적인 리빌딩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시즌 초반 프랭크 램파드 등 주축 선수들과 적지 않은 갈등을 일으켰고, 급기야 팀 성적마저 급추락하자 지난 3월 감독직을 내놓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수석코치이자 과거 첼시 선수로 활약했던 로베르토 디 마테오 수석코치였다.

선수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과 두터운 신뢰감을 형성했던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의 안정화를 꾀했다. 결국 첼시는 ‘최강’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킨데 이어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리시 FA컵을 들어올리는 ‘더블’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특히 챔피언스리그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오랜 바람이기도 했다. 그동안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정상에 오르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이적시장에 투입했다.

인수 첫해 에르난 크레스포, 데미안 더프, 세바스티안 베론, 클라우드 마케렐레 등을 영입하며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첼시는 2005년 마이클 에시앙을 2440만 파운드(약 450억원)에 영입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에시앙의 이적료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아프리카 출신 선수 최다 이적료이기도 하다.

같은 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평소 팬을 자처한 AC 밀란의 특급 공격수 안드레이 셰브첸코를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액인 3000만 파운드(약 554억원)에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셰브첸코의 이적과 거짓말 같은 부진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무리뉴 감독이 갈라서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말았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의 여파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자금난을 겪게 되자 첼시의 지갑도 2년간 닫히게 됐다. 이후 돌아가던 사업이 다시 정상이 되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쇼핑리스트는 다시금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2010-11시즌 페르난도 토레스를 EPL 사상 최고액인 5000만 파운드(약 920억원)에 영입한 첼시는 내친김에 수비수 다비드 루이즈(약 390억원)와 하미레즈(365억원)까지 데려왔고, 올 시즌에는 후안 마타(434억원)-로메루 루카쿠(330억원)가 푸른 사자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0년간 첼시의 주요 선수 영입

감독들의 부침 또한 심했다. 인수 첫 해였던 2003-04시즌, 팀을 2위로 이끈 명장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해임한 첼시는 이전 시즌 FC 포르투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조제 무리뉴 감독을 데려오며 황금기를 맞이했다.

무리뉴 감독 역시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단숨에 선수단을 장악했고, 이전부터 눈여겨보던 디디에 드록바와 마이클 에시앙 등을 영입한 것은 물론, ‘포르투갈 커넥션’인 히카르도 카르발류, 파울로 페헤이라 등을 팀에 합류시켰다.

결국 첼시는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첫 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54&8211;55시즌 이후 무려 50년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야망은 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고, 3년간 첼시에 몸담았던 무리뉴 감독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후 첼시는 아브라함 그랜트-펠리페 스콜라리-거스 히딩크-카를로 안첼로티-빌라스 보아스-디 마테오까지 거친 뒤에야 빅이어를 들어 올리게 됐다. 지난 10년간 라니에리 감독부터 무려 9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감독 교체 작업이었다.

첼시는 지난 10년간 무려 8억 6907만 유로(1조 2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이적시장에 뿌렸다. 이는 같은 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억 4000만 유로)보다 2배나 더 많은 지출한 금액이며 첼시에 앞서는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8억 9330만 유로)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서 다시 한 번 거금을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팀의 리빌딩을 위해 젊은 선수들의 보강은 물론, 디디에 드록바 등 나이 많은 선수들의 거취도 정해야 한다.

특히 감독 선임 문제는 첼시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올 시즌 더블의 성과를 이뤄냈지만 전술 등 경기 내용면에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다음 시즌을 보장받지 못할 전망이다. 첼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 이어 이번에는 안지를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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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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