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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억울한 동메달 승복…크리스티 적반하장?


입력 2014.02.14 00:19 수정 2014.02.14 22: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크리스티 레이스 방해로 금메달 눈앞에서 놓쳐

박승희 결과에 승복..크리스티 "억울하다"

크리스티(가운데)는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넘어지면서 1위를 달리던 박승희와 2위 아니아나 폰타나를 넘어뜨렸다. ⓒ 게티이미지

박승희(22)가 억울한 동메달에 승복할 때, 사태의 원흉인 엘리스 크리스티(24·영국)는 오히려 은메달을 잃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크리스티는 13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리지안유(28·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영국 쇼트트랙 사상 첫 은메달 획득에 주먹을 불끈 쥔 것도 잠시. 비디오 판독을 거친 심판진은 크리스티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 박승희, 아리아나 폰타나(24·이탈리아)와 충돌 과정에서 크리스티의 페널티를 선언, 크리스티나는 졸지에 '노메달' 신세가 됐다.

크리스티는 아쉬움에 가슴을 쳤다. 경기 종료 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컨디션도 좋았는데 예상치 못한 충돌이 내 꿈을 산산조각 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가닥 희망이 날아가자 약이 올랐는지 영국 언론들은 한술 더 떠 실격으로 메달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상황을 되돌리면 크리스티가 페널티를 받아 마땅한 레이스였다. 크리스티는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안쪽으로 밀고 들어와 넘어지면서 1위를 달리던 박승희와 2위 폰타나를 넘어뜨렸다. 펜스까지 미끄러져 부딪힌 후 일어난 박승희는 또 얼음에 걸려 넘어졌고, 결국 가장 늦게 결승선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억울한 순간이었다.

물론 장거리 종목에 무게를 둔 한국 쇼트트랙 사상 16년 만에 나온 값진 500m 메달이다. 1998 나가노올림픽 때 차지한 동메달도 전이경이 결선 출전자들의 실격이라는 행운이 깃들어 찾아온 메달이었다. 또 이호석 등이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의 부진과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금메달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안긴 메달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스타트의 비중이 절대적인 500m에서 가장 먼저 앞서 질주하던 박승희는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크리스티의 방해 아닌 방해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어부지리로 중국 리지안유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은메달은 폰타나에게 돌아갔다.

정작 금메달을 놓쳐 억울한 박승희는 "기회를 놓친 것은 너무 아쉽다“면서도 ”상대 선수의 잘못도 아니고 하늘이 동메달까지만 허락한 것 같다. 이미 지난 일이다“라며 깨끗하게 승복했다. 억울했을지 모르는 크리스티가 올림픽을 위해 흘렸던 피땀도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이날만큼은 박승희의 쿨한 자세가 쇼트트랙 팬들을 더 뜨겁게 적셨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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