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페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독일에 0-4로 참패했다. (SBS 방송 캡처)
포르투갈 주전 수비수 페페(31)의 별명은 ‘깡패’다. 보통 거친 정도가 아니라 ‘그라운드의 난봉꾼’ 수준이다.
페페는 술 취한 사람처럼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그대로 토해낸다. 참을성이 부족해 상대 선수와 시비가 붙기 일쑤다. 상습적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격언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도 주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페페는 17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G조 예선 첫 경기에서 독일 토마스 뮐러(24)의 머리를 들이받아 퇴장 당했다. 포르투갈은 수적 열세에 빠졌고 결국, 독일에 0-4로 참패했다. 페페와 신경전을 벌인 뮐러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페페는 전반 36분 포르투갈이 0-2로 뒤진 상황에서 최전방부터 압박하는 뮐러의 얼굴을 팔로 쳤다. 뮐러는 쓰러져서 얼굴을 움켜쥐었다. 주심은 고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경기를 속개시켰다. 이때 페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야 했다.
그러나 페페는 난봉꾼 성질을 못 버렸다. 얼굴을 움켜쥔 뮐러에게 다가가 고함을 치고 머리까지 들이 받았다.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라는 의도로 보였다. 주심은 이 장면을 보자마자 가차 없이 퇴장카드를 꺼냈다. 페페는 그라운드에서 쫓겨나가는 와중에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듯 보였다.
‘포르투갈 동료’ 호날두는 그런 페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루이스 나니 역시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뮐러에게 다가가 대화를 주고받았다. 뮐러는 두 손을 벌리며 “내가 뭘 잘못했느냐”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페페가 퇴장 당하자 포르투갈은 전반에 1골을 더 내줘 0-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포르투갈은 전반 초반 우고 알메이다에 이어 후반 코엔트랑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결과론이지만, 이 모든 불운을 페페가 몰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페는 감정이 앞서 독일 공격진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하고 거친 반칙만 일삼았다.
마치 2002 한국월드컵 한국-포르투갈전을 연상케 한다. 공 다툼에서 연전연패하자 자존감 상한 주앙 핀투가 박지성에게 다가가 프로레슬링 하듯 십자꺾기를 하다 퇴장 당했다.
페페의 비신사적인 행위로 인해 세계 최고의 공격수 호날두는 결국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궈야 했다. 호날두는 경기 전 독일의 외질과 사미 케디라(이상 레알 마드리드)에게 다가가 ‘페어플레이하자’고 전했다. 그러나 페페는 월드컵 정신인 ‘동업자 정신’을 잃었다.
아직 2경기가 남았지만, 포르투갈의 16강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만약 예선 탈락이 확정된다면, 그 원흉이 페페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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