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무산 매팅리 탓? 류현진 에이스급 신뢰 확인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입력 2014.09.08 11:55  수정 2014.09.08 11:58

7회 투수교체 타이밍 놓고 팬들 진한 아쉬움

류현진 의사 존중..강한 믿음이 주는 밝은 미래

류현진의 15승 아쉬운 실패로 끝났다. ⓒ 연합뉴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의 15승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거의 손 안에 들어온 것 같았던 승리였기에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2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삼진도 9개나 뺏어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펼쳐 보였지만, 아쉽게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2회 무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는 등 고비 때마다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다저스는 1회 말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투런 홈런 덕에 2-0으로 앞서 있었고, 분위기상 류현진의 15승 달성이 가능할 것 같은 흐름이었다.

평소와 달랐던 것은 매팅리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류현진은 6회까지 93구를 던졌다. 많은 투구수는 아니었지만, 한 이닝을 더 맡기기에는 조금 애매한 숫자였다. 사실 올 시즌의 매팅리 감독은 보통 이런 상황에서 투수 교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와 달리 7회에도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샌디에고전에서 84구밖에 던지지 않았고, 이번 등판은 그 후 5일의 휴식을 취한 다음이었기에 체력적으론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7회에도 시속 95마일(153km)짜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런 매팅리 감독의 선택은 독이 되어 돌아오고 말았다. 류현진은 애런 힐과 코디 로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2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자신에게 강점을 보였던 대타 A.J. 폴락에게 끝내 동점타를 맞고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의 야구팬들은 매팅리 감독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평소처럼 6회까지만 던지게 했다면 15승을 따내는 것은 물론 시즌 평균자책점도 더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면서 승리가 날아가버렸고, 시즌 평균자책점도 3.18에서 3.16으로 아주 약간 떨어뜨리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사실 과정을 따져보면 매팅리 감독의 판단이 틀렸다고 할 수 만은 없다. 류현진은 만루 위기를 맞은 2회(26구)에만 투구수가 많았을 뿐, 나머지 5이닝은 고작 67구로 막아내는 효과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류현진의 공에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 어쩌면 류현진 정도의 투수가 7회까지 책임져주길 바라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의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류현진을 7회 마운드에 세웠다는 점에서 이미 그를 향한 매팅리 감독의 신뢰를 느낄 수 있다. 한 점 허용하고 난 후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류현진의 의사를 물어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면 의견을 물어볼 것도 없이 곧바로 교체를 단행했을 것이다.

비록 매팅리 감독의 신뢰와 류현진의 의욕은 폴락의 안타와 동시에 빛이 바래고 말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만약 류현진이 폴락을 범타로 처리하고 1점 앞선 상황에서 이닝을 마무리했다면, 이번 경기는 류현진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팀의 리드를 지켜내며 자신의 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투수를 두고 감독과 팬들은 ‘에이스’라 치켜세운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가 바로 그 범주에 속하고, 류현진도 그런 모습을 꽤 자주 보여줬다.

비록 이번 등판에서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감독의 신뢰를 받는 투수가 류현진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7회였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 내포되어 있는 ‘신뢰’라는 코드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류현진을 ‘보호하고 관리해줘야 할 투수’가 아닌 ‘향후 에이스급 투수로 자리매김할 투수’로 생각하고 있는 매팅리 감독의 의중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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