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신의 선택은 또 이승엽이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입력 2014.11.08 00:03  수정 2014.11.08 00:07

행운의 동점타, 역전 드라마 시발점

8회마다 묘한 기운, 넥센 수비 큰 부담

‘약속의 8회’ 승리의 여신은 다시 한 번 이승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 삼성 라이온즈

‘라이온킹’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이 또 한 번 ‘약속의 8회’에 일을 냈다.

이승엽은 7일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이 0-1로 뒤진 8회초 2사 1루에서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의 주연은 9회초 결승 투런포를 터뜨린 박한이였지만, 이승엽에게 찾아온 행운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결국 삼성은 3-1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 통합 4연패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이승엽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특히 1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오재영을 상대로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에 그친 것이 경기 내내 팬들 뇌리를 스쳐갔다. 6회에도 1사 1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약속의 8회’ 두 번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8회는 야구팬들 모두가 알다시피 이승엽이 굵직굵직한 역사를 썼던 약속의 이닝이다. 이승엽은 2006 WBC 한일전,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등에서 역전 홈런포를 쓰며 한국 야구팬들을 열광케 한 바 있다.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이승엽의 타석. 홈런 한 방이면 대역전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타자가 이승엽이었기에 더더욱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번엔 더욱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승엽은 상대 투수 손승락의 구위에 눌려 내야를 간신히 벗어나는 빗맞은 뜬공을 쳐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기회는 이대로 무산되는 듯했다.

그런데 역시 신은 이승엽을 외면하지 않았다. 공은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묘한 위치로 떨어졌고, 넥센 수비진은 당황한 나머지 결국 공을 잡지 못했다. 중견수 이택근이 몸을 날렸지만 마치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공은 이택근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수비진이 모두 넘어져 우왕좌왕 하는 사이 1루에 있던 1루에 있던 박해민이 홈으로 파고들어 동점을 만들어냈다. 경기는 순식간에 삼성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갔고, 이는 결국 9회초 박한이의 홈런포로 연결됐다.

그간 멋진 홈런포로 역사를 만들어낸 이승엽으로선 쑥스러운 타점이었지만, ‘약속의 8회’ 그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한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삼성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 마틴을 선발로 내세워 우승을 사실상 굳힐 계획이다. 반면 궁지에 몰린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을 내세워 반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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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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