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천만 '국제시장' 돌풍, 그 이유와 의미
개봉 28일 만…올해 첫 1000만 동원 등극
윤제균 감독, '해운대' 이어 또 한 번 쾌거
'아버지를 위한 헌사'가 1000만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이 새해 첫 천만 영화가 됐다.
14일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전날 관객 15만4606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1000만677명을 기록하며 '천만 고지'를 밟았다. 외화 포함 역대 열네 번째, 한국영화로는 열한 번째 기록으로 개봉 28일 만의 성과다.
이는 '해운대'(2009·1145만명)와 '변호인'(2014·1137만명)의 기록을 각각 6일, 5일 앞당긴 것이다. 또 '괴물'(2006·1091만명)과 '7번방의 선물'(2013·1281만명)보다 4일이나 빠른 흥행 속도다. '국제시장'은 개봉 초반보다 2주차와 3주차를 거치면서 입소문을 타고 관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개봉 4일째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넘은 것을 시작으로 개봉 15일 만에 500만명, 16일 만에 600만명, 18일 만에 700만명, 21일 만에 800만명, 25일 만에 9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일에는 관객 75만1253명을 모아 역대 1월 1일 최다 관객 수를 나타냈다.
이로써 윤 감독은 '해운대'에 이어 또 한 번 '천만 클럽'에 입성하게 됐다. 1000만 관객 작품을 두 편이나 기록한 사람은 윤 감독이 유일하다.
윤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해운대'가 천만을 넘었을 때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많은 관객이 제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아 특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연 배우인 황정민과 김윤진은 생애 첫 천만 영화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억 배우'가 된 오달수는 '도둑들'(2009·1298만명), '7번방의 선물', '변호인'에 이어 명실상부 최고의 흥행배우로 등극했다.
황정민은 "정말 행복하다. 이 기쁨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고, 김윤진은 "'국제시장'은 내게 뜻깊은 영화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고 전했다. 오달수는 "관객들이 보여주신 사랑이 뜻깊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명량'(1761만)에 이어 '국제시장' 등 두 편의 천만 영화를 연달아 탄생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1232만명)를 포함해 총 네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된 데는 막강한 배급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아버지의 희생, 가족 관객 공감 얻어
'국제시장'은 1950년 6·25전쟁 시절부터 현재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지낸 아버지 덕수(황정민)의 삶을 그렸다. 윤 감독은 파독광부, 베트남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굵직한 현대사에 덕수의 삶을 녹여냈다.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에 가족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친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윤 감독의 의도처럼 영화에는 아버지의 희생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일찍 가장이 된 덕수가 서울대에 합격한 동생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파독 광부에 지원하는 모습, 한국에 돌아와서 동생의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베트남전 기술 근로자를 지원하는 장면, 극 후반부 덕수가 헤어진 동생과 만나는 장면 등에서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한다.
특히 덕수가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 이만하면 내 잘살았지요. 근데 나 진짜 힘들었거든요"라며 흐느끼는 장면에선 눈물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온다.
홍보사 흥미진진의 한 관계자는 "'국제시장'은 가족 관객을 타깃으로 했다"며 "가족 관객층이 영화의 주제인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에 공감해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장년층 관객 비중 높아…흥행 지속할 듯
'국제시장'이 내건 아버지 이야기는 무엇보다 중·장년층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13일 맥스무비 영화연구소에 따르면 '국제시장'의 전체 예매율에서 가족 관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이 중 40대 이상의 예매율은 47%다.
연령별 예매율로 보면 개봉 초반 여성 관객이 67%, 남성 관객이 33%를 차지했지만, 4주차로 들어서는 54%와 46%를 각각 기록하며 격차가 좁혀졌다. 부성애에 공감한 중·장년층 남성 관객들의 발길이 극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장년층 관객의 유입은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13일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CGV를 찾은 관객 중 45세 이상은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40.2%나 늘었다. 60대 이상 관객이 선호하는 영화는 한국 박스오피스 순위와 비슷했다. 1위 '명량', 2위 '수상한 그녀', 3위 '국제시장', 4위 '인터스텔라', 5위 '해적' 순이었다.
'국제시장'의 흥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맥스무비 관계자는 "보통 개봉 3주차에서 4주차로 넘어가면 예매율이 하락하는데 '국제시장'은 오히려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며 "현재 평일 10만명 이상의 관객이 '국제시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젊은 관객들이 경쟁작인 '오늘의 연애'와 '허삼관'을 주로 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40대 이상 관객들은 '국제시장'을 꾸준히 선호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관객층을 보유해 장기 흥행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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