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탈락의 아픔을 딛고 내달 7일부터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2015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지난주부터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미 스프링캠프 한 달 전부터 이번 선수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 사령탑 벅 쇼월터 감독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예고된 상태였다.
혹시 추가 초청선수나 마이너리그 조기소집 명단에라도 포함되지 않을까 실낱같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역시 윤석민의 이름은 마지막까지 찾을 수 없었다. 시범경기 출전이 가능한 마이너리그 조기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됐다는 것은 볼티모어 구단이 일단 윤석민을 전력 외로 분류하고 있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과정에서 윤석민이 구단의 결정에 실망해 마이너리그 캠프에서도 이탈했다는 보도가 몇몇 매체를 통해 나왔다. 윤석민이 사라소타의 볼티모어 스프링캠프지에서 한동안 훈련을 하다가 최근 스프링캠프 선수명단 발표를 전후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소속사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혹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앞서나간 것으로 판명됐다. 윤석민 측은 정상적으로 내달 7일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한다는 입장이다. 정식 캠프 개막을 앞두고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훈련환경이 더 좋은 장소를 선택했을 뿐, 캠프 이탈이나 구단과의 불화는 사실무근이라는 것. 이는 윤석민이 아직 미국에 남아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윤석민을 둘러싼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다. 냉정히 말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전력 외로 통보받은 선수가 다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올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적용되는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한번 콜업되면, 마음대로 로스터에서 제외시키기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윤석민이 지난해 마이너리그 노포크 타이즈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의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치며 볼티모어 구단이 윤석민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윤석민이 굳이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허비할 바에 빨리 국내로 복귀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86년생인 윤석민은 이제 투수로서 한창 전성기에 접어 들어야할 나이다. 국내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류현진, 김광현 등에 버금가는 국내 정상급 투수로 평가받았던 윤석민이다. 그런 투수가 미국에서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고 있는 것은 한국야구계로서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윤석민의 몫이다. 윤석민이 당장 돈이나 편안한 환경만을 추구하려고 했다면 굳이 불확실한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서 FA 자격을 얻은 윤석민은 선택의 폭이 넓었다.
국내에서 윤석민보다 기량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장원준이나 윤성환 같은 투수들이 FA자격을 얻어 80억대가 넘는 몸값을 챙겼다. 미국이 아니라도 일본 같은 다른 무대로 진출하는 길도 있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일생일대의 꿈을 위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창 전성기를 보내야할 투수가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선택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아무런 희생이나 위험부담도 감수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꿈은 없다. 지금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오면 몸은 편해지겠지만 다시 메이저리그를 꿈꿀 수 있는 기회는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타인의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윤석민 스스로의 야구 인생을 돌아볼 때 평생 후회로 남을 수도 있는 일이다.
아쉬운 것은 메이저리그행이 어려워지면서 윤석민의 도전 자체를 폄하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프링캠프 탈락이 전해질 때부터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실력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렸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될 줄 미리 알고서 인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적어도 윤석민은 자신의 꿈을 선택할 권리가 있고, 그 꿈을 향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하다.
앞으로 길어야 1년, 짧으면 몇 달 이내에도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그때 가서 윤석민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스스로 느끼기에 정말 후회가 남지 않을 때까지 도전해보고 돌아오게 되더라도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