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그렉 다이크 FA(잉글랜드 축구협회) 회장은 31일(한국시각), 비리로 얼룩진 FIFA를 강하게 비판하며 2018 러시아월드컵 보이콧 가능성을 제기했다.
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의 5선에 강력히 반발한 UEFA(유럽축구연맹)가 보이콧 움직임을 보인 직후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은 “현재 FIFA가 내세운 페어플레이 정신과 부패 혐의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번 비리 스캔들은 ‘FIFA판 솔트레이크시티 사건’이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을 했다.
FA 다이크 회장도 “우리만 월드컵 보이콧을 한다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운을 뗀 뒤 “다른 유럽국가가 보이콧을 결정한다면, 당연히 동참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잉글랜드 포함 UEFA가 FIFA에 대해 강한 불만을 보이는 이유는 블래터 회장을 포함한 수뇌부의 비리 스캔들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래터 회장의 당선으로 ‘반블래터’ 길을 걸어왔던 UEFA가 또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UEFA와 블래터 회장이 극도의 대립각을 세우게 된 것은 2022 카타르월드컵 선정 과정에서부터다. 카타르는 여름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기온으로 인해 월드컵이 열리기에 부적합한 환경이다. 하지만 FIFA는 겨울 월드컵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FIFA의 결정은 곧 UEFA 회원국들의 반발을 샀다. 가을부터 시즌이 열리는 유럽리그는 월드컵으로 인해 리그가 일시 중단될 수밖에 없을뿐더러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에 크림 반도 사태로 러시아와 유럽 간 관계 악화되면서 사태를 더욱 키웠다. 현재 미국과 주요 유럽 국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정치적으로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이번 비리 스캔들은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UEFA는 블래터 회장의 5선으로 경제적 실익을 얻을 기회를 잃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3세계 축구연맹들이 비리 스캔들 의혹에도 블라터를 지지한 이유도 이에 대한 반사이익 때문이다. 반면, UEFA는 블래터 회장의 재선으로 인해 리그 중단, 월드컵 출전권 확대 실패, 대륙별 순환 개최에 따른 불이익 등을 또 다시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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