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은 ‘미생’ 청춘FC 선수들에게도 감격스러운 상황이지만 K리그 챌린지 선수들에게도 신바람 나는 경험이 될 수 있다. ⓒ '청춘FC 헝그리일레븐' 공식 페이스북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청춘FC 선수들의 친선경기를 놓고 상당수 K리그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프로축구 K리그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청춘FC가 14일 오후 4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7월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첫 방송과 함께 도전을 이어온 청춘FC 팀의 마지막 공식경기”라고 발표했다.
연맹에 따르면,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각 구단이 제출한 선수명단을 후보로 각 포지션 등을 고려해 구단별 2~3명씩 총 22명으로 꾸려진다. 다만, 상주 상무는 차출을 불허했다. 팀 사정상 청춘FC와의 경기에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 상주의 결정이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경남과 안양에서 3명의 선수를 차출하도록 결정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청춘FC와의 경기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축구선수로 재기를 꿈꾸는 청춘FC와의 경기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의 가치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FC를 응원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K리그는 절망의 끝자락에 선 20대 청춘들의 도전을 그린 청춘FC 선수들을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고자 K리그 챌린지 선수들도 팀을 꾸려 이번 경기를 함께 갖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 선수들 역시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으로의 승격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청춘FC의 미생들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청춘FC의 도전을 받은 당사자들 사이에서 도전을 받아들여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이번 경기를 바라보는 상당수 K리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싸늘해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K리그 챌린지가 팀 별로 시즌 종료까지 약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으로 자동 승격되는 1위와 승강플레이오프 진출권이 달린 2~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이벤트 경기를 방송사가 제의하고 추진한 것은 K리그 챌린지라는 리그를 무시한 행태라는 시각 때문이다.
자칫 출전한 선수가 큰 부상이라도 당해 소속팀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선수 개인과 소속팀은 물론 리그에도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그런 부분을 모를 리 없는 방송사가 경기를 제안하고 프로축구연맹이 받아들인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의 이면에는 이번 경기가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라는 공중파 방송을 위해 만들어진 경기인 만큼, 경기의 주인공은 청춘FC가 될 수밖에 없고,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경기의 들러리 노릇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곱지 않은 시선이나 우려는 분명 이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그와 같은 비판적 시각과 우려에 상응하는 정도의 기대 효과도 깔린 것이 사실이다.
현재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경기가 성사가 됐고, 어차피 해야 하는 경기라면 K리그 챌린지가 이번 경기를 통해 리그와 구단, 그리고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홍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때라는 것이다.
사실 청춘FC가 이랜드, 성남과 같은 팀들과 경기를 펼침으로써 경기를 전후해 청춘FC와 함께 만만치 않은 홍보효과를 누린 것이 사실이다.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는 국민들 중 상당수가 국내 프로축구 리그가 어떤 체계로 이뤄져 있는지, 리그 별로 어떤 팀들이 있는지, 팀 별로 어떤 선수들이 뛰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파 인기 프로그램이 프로축구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 선수들을 출연시켜 녹화를 진행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본방송과 재방송은 물론 케이블TV, IPTV에 공급함으로써 상당 기간 리그와 선수들이 노출되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리그에게나 선수 개인에게 엄청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의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 프로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에 도전하는 청춘FC 선수들에게도 이번 경기는 그 어떤 기회보다 큰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프로축구 선수로서 기회를 얻기 위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달 16일 성남과 청춘FC의 경기에는 성남의 홈경기 평균 관중보다도 많은 8000여 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몰렸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청춘FC의 경기에도 이에 못지않은 관중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은 ‘미생’ 청춘FC 선수들에게도 감격스러운 상황이지만 K리그 챌린지 선수들에게도 신바람 나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청춘FC의 경기는 ‘윈-윈 게임’에 가까운 경기이지 결코 ‘마이너스 게임’ 내지 ‘나쁜 이벤트’라고 할 수 없는 경기다.
분명한 프로축구 선수지만 팬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 있는 선수들과 팬들의 관심은 고사하고 한때 축구 자체와 멀어져 있다가 다시 한 번 용기를 낸 결과 프로축구 선수로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려낸 선수들이 벌이는 이번 경기를 좀 더 열린 마음과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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