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자 "매형 인민군이라 신청도 못했는데..."
북에 있는 누나 신청에 상봉 행사에 참여하게 된 윤희팔 씨 사연 공개
20일부터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북측 가족의 신청으로 상봉 행사에 참여하게 된 윤희표 씨의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윤 씨(78)는 19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연을 밝혔다.
윤 씨는 이날 라디오에서 이번 상봉 행사에 북측에 있는 여섯 살 터울 누나 윤금순 씨의 신청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이 스무 차례 진행됐지만, 누님을 찾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형되는 분이 인민군 해양경비대에 근무했기 때문에 남한에 가족이 있다고 하면 (누님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일부러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6·25전쟁 이후 6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밝혔다.
윤 씨는 “원래는 멀리 떨어지지 않고 한 면에 이웃 동네에 살았는데, 신랑 되는 양반이 인민군 해양경비대에 근무해 함경북도 어대진이라는 데서 근무하게 돼 (누님이) 같이 떠나고 그 다음에 한 번도 못 만났다”며 “한 몇 달만 있으면 만나기로 했는데 원치 않는 전쟁으로 인해 65년 동안 장기적으로 못 만날 줄 몰랐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누나를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묻자 “살아줘서 고맙고 또한 찾아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욕심은 서로 하룻밤 같이 지내면서 정담도 나누고 지내온 나날의 고생했던 그런 이야기도 나누고 또 어떻게 부모가 돌아가셨는지 이런 것을 다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할 것 같다”며 착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속히 통일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며 “이북에 억눌린 사람도 자유롭게 잘 살고 어느 곳에 가서도 회사가 설립돼 배고픈 사람들에게 일터를 주고 일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부도 함께 누리며 사는 시기가 빨리 앞당겨지기를 소원할 뿐”이라며 이산가족으로서의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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