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협박 사건 후 영화 '내부자들'로 흥행에 성공하며 본격 행보에 발판을 마련했다. ⓒ 호호호비치
올해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유독 연예계 사건사건가 많은 한 해를 기록될 전망이다. 1월부터 시작해 12월까지, ‘역대급’ ‘초유의 사태’라는 수식어를 시작으로 한 사건이 줄을 이었고 여전히 법정 공방 중인 사건들도 줄줄이다.
이런 가운데 ‘배우 이병헌 사건’을 빼놓을 수 없을 듯 하다. 역대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50억 협박 사건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건의 중심에 선데다, 본의 아니게 이후 잇단 영화 개봉으로 여론의 차가운 냉대도 받았고 흥행에 성공하며 환대도 받았다. 그렇게 2015년 한 해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스타 중 하나도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톱스타 이병헌 음담패설 동영상 협박 사건’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국내외를 비롯해 할리우드까지 접수하고 나선 이병헌이라는 점과 ‘동영상’ ‘50억’ ‘연인관계’'성관계 요구' ‘은밀한 사생활’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들이 난무했고 대중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들의 폭로전에 이목을 집중했다.
특히 이병헌이 음담패설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50억 원이나 협박을 할 정도로 높은 수위 였는가 하는 점과 실제로 협박 여성들이 50억 원이나 요구했다면 그 동영상 뿐만 아니라 무언가 또 다른 사건이나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부남 배우의 연인관계를 주장하며 ‘성관계 요구’까지 폭로, 세간을 들썩이게 했던 막장급 사건은 지난 3월 선고공판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음담패설 이상의 그 무언가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 바 '협박녀'들이 실형을 선고받으며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았지만 결국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 항소심 판결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진흙탕 공방전이 끝났다.
물론 판결문을 통해 이병헌 역시 적지 않은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해자(이병헌)의 의사가 어떤지 알 수 없으나 피해자는 유명인이고 유부남임에도 훨씬 나이가 어린 이들과 사적인 만남을 통해 스킨십을 했고, 이후에도 만남을 추구, 성적인 요구를 원하는 듯 했다”며 빌미를 제공한 이병헌의 잘못 역시 지적했다. 또한 자신이 출연한 영화들의 잇단 스케줄 중단으로 배우로서의 활동 역시 직격탄을 맞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영화 ‘터미네이터-제니시스’가 전격 개봉, ‘이병헌’이 다시금 인기를 복원하는데 성공할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과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시작점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병헌’이라는 이름값에만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하지만 50억 협박 사건 직후 국내 영화 팬들과의 소통을 시작한 상황에서 그 거리를 좁히는데 일조한 부분은 분명 높이 살만 하다.
다음작 ‘협녀 : 칼의 기억’에 대한 기대 역시 남달랐지만 성적은 초라했고 그렇게 이병헌의 국내 복귀는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만 했다. 이후 조승우 백윤식과 함께 한 ‘내부자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일단 ‘배우 이병헌’으로서의 타이틀을 회복하는데는 성공한 분위기다.
배우 이병헌이 협박 사건 후 영화 '내부자들'로 흥행에 성공하며 본격 행보에 발판을 마련했다. ⓒ 데일리안DB
악재를 겪은 후 국내에서의 활동이 쉽지 않은 가운데 그 추락한 이미지를 빨리 쇄신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영화 ‘내부자들’은 ‘연기파 배우 이병헌‘이라는 수식어를 회복하는데 확실한 발판이 된 모양새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드라마다. 지난 2012년 ‘한겨레 오피니언 훅’에 연재되다가 중단된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내부자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며 윤태호 작가는 엄청난 인기를 불어 모은 드라마 ‘미생’의 원작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이병헌은 대기업 회장과 정치인에게 이용당하다 폐인이 된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개봉 후 역대 청불 영화 100만, 200만, 300만, 400만, 500만, 600만 최단 기간 기록 경신은 물론이고, 청불 영화 최고 오프닝 일일 최다 관객수, 주말 최다 관객수, 그리고 2015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작에 등극뿐만 아니라 ‘아저씨’의 기록을 5년 만에 깼다.
조승우 백윤식의 열연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섰고, 무엇보다 청불 영화라는 점 등 핸디캡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 최고의 흥행 영화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이병헌은 비로소 '미소'를 회복하게 됐다.
데뷔 이래 최악의 사건으로 위기를 맞는 듯 했던 이병헌은 어찌됐건 자신의 명성을 있게 한 '그 연기'로 다시금 배우 이병헌을 되찾은 분위기다. 할리우드 차기작도 결정됐고 잇단 한국영화 러브콜에 줄줄이 준비가 한창이다. 다음해의 이병헌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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