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송창식이 벌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김성근 감독의 부재 또한 야구팬들의 입방에 오르고 있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서 2-17 대패했다. 지난 주말 기사회생하는 듯 보였던 한화는 하필이면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만나며 3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15점 차 대패의 결과도 뼈아프지만 경기 후 논란이 된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다.
선발로 나선 한화 선발 김용주는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내려왔다. 볼넷이 많긴 했지만 교체 타이밍은 분명 시기상조였다. 그리고 2사 만루 상황에서 전날 등판했던 송창식이 나섰다. 송창식은 오재일에게 만루포를 얻어맞은 뒤 2회에도 김재호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5회까지 매회 실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투구수는 어느새 90개까지 불어나있었고, 5회초를 마친 뒤에야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5회말이 끝난 뒤 자리를 비우면서, 그제야 투수 교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근 감독의 벌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왕조를 세웠던 SK 시절 두 차례 벌투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SK 투수 조영민(현 SK 스카우트)은 2008년 4월 히어로즈전에 2회 구원 등판, 7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졌다. 핵심 불펜요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조영민이었기에 충격이 남달랐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초반에 실점한 뒤 경기를 내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영민으로 막아 최대한 투수를 아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조영민은 4회 정성훈(현 LG)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아무리 선배라고는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엄연한 적이다"면서 "그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조영민은 2군으로 내려갔다.
에이스 김광현의 벌투도 유명하다. 사실 김성근 감독은 SK에서 김광현의 역동적인 투구폼을 바꾸려고 무척 애를 썼다. 김 감독은 김광현 투구폼에 대해 “일본, 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형이다. 팔이 어깨 뒤에서 넘어온다”며 “그렇다 보니 등 어깨와 근육이 많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고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2010년 커리어하이를 보냈던 김광현은 2011년 나락으로 떨어졌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해 몸을 만들지 못했고, 김 감독 말대로 어깨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해 4월, LG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김광현은 불과 이틀 뒤 200개 넘게 던지는 특투 훈련을 받았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자 두 달 뒤 KIA전에서 8이닝 8실점의 개인 최다 실점 경기 나온다. 당시 투구수는 놀랍게도 147개. 그리고는 곧바로 2군행이었다.
송창식의 투구수 90개, 12실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 연합뉴스
지난해 한화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벌투 논란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류현진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던 유창식이었다.
유창식은 지난해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선발로 나와 6이닝동안 8실점했다. 투구수는 117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범경기 치고 상당히 많았다. 벌투논란이 야기된 이유는 투구 내용 때문이다. 이날 유창식은 무려 7개의 볼넷을 내줬고, 폭투도 2개나 기록할 정도로 볼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송창식은 지난 시즌 후반에도 혹사 논란 중심에 섰던 선수다. 송창식은 지난해 9월 두산과의 3연전에 모두 구원등판, 3이닝 4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불과 하루 휴식 후 다시 두산전 선발로 나와 무려 117개의 공을 던졌다. 이는 벌투가 아닌 진짜 혹사였다.
지금까지 김성근 감독이 벌투를 지시했을 때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선수의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 잡으려 하거나,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대가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선수의 몸은 물론 오히려 정신력까지 피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의 야구’가 아닌 ‘감독의 야구’를 구사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과거는 물론 지금의 한화까지 선수들은 개성을 잃은 채 공장 기계의 부품 마냥 돌아가기 일쑤였다. 하물며 기계도 무리하게 가동하다 보면 마모가 되고 닳아 결국 고장 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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