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터너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0피안타 1볼넷 10탈삼진으로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패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커쇼는 10개의 피안타를 맞으며 다소 고전했지만 1회말 1실점을 제외하면, 위기 때마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구위로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다저스는 1-1 상황에서 커쇼를 교체시켰고, 연장 10회초 1점을 보태며 2-1 승리를 거뒀다.
커쇼의 투구 중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4회에 나왔다. 커쇼는 4회말 타일러 플라워스를 상대로 초구에 시속 46마일(약 74㎞)짜리 느린 공을 던졌다. 큰 포물선을 그린 공은 포수 A.J. 엘리스 미트에 꽂혔지만 아쉽게 볼 판정을 받았다.
현지 해설진은 커쇼의 투구에 대해 곧바로 ‘이퓨스(eephus)’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퓨스’란 높은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공을 말한다. 시속 100km 이하의 초저속 공을 말하며, 궤적 역시 아마추어 선수들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시속 150km의 강속구가 난무하는 메이저리그에 초저속 구질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타자들이 타석에 섰을 때는 투수의 강속구 또는 변화구를 기다리며 잔뜩 긴장한 상태다. 이때 초저속 공을 던진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로야구 투수들의 공 대부분은 0.2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하지만, 이퓨스 구질은 무려 1초에 이를 정도로 느리다. 때문에 프로 타자들이 마주한다면 타격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여기에 볼의 궤적상 히팅포인트의 면적이 상당히 좁아 어퍼스윙이 아니라면 제대로 공략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번 커쇼가 던진 공은 이퓨스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커쇼는 경기 후 MLB.com을 통해 "상대 타자인 플라워스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시간을 끄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그가 칠 준비가 되기 전 재빨리 던지려고 했는데, 포수(A.J. 엘리스)가 다른 구종을 요구해 의도하지 않은 투구가 이뤄졌다"고 고백했다.
한편, 이퓨스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일본 출신 전 메이저리거 다다노 가즈히토다. 다다노는 니혼햄 시절이던 2014년, 무려 4m 높이의 이퓨스를 던져 타자의 타이밍을 완벽히 뺏은 뒤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지만,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심판으로부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한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경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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