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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집 떠난 유럽축구 프리시즌, 왜


입력 2016.08.04 00:40 수정 2016.08.03 17:41        데일리안 스포츠 = 청춘스포츠팀

2016-17 유럽 축구 개막이 머지않았다. 각 팀들은 모두 자신들의 방식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프리시즌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전력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측면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정을 잘 잡으면 구단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리시즌은 각 구단이 발 벗고 나서는 중요한 일정이 됐고, 이제는 유럽을 벗어나 좀 더 먼 거리를 날아간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소속 구단들은 올여름에만 17만 2413 마일(약 277억km)을 이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프리시즌을 맞고 있는 PSG. ⓒ 파리생제르망 공식 페이스북


① 프리시즌의 변화 이유

최근 ‘2016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이 한창이다. 유럽에 내로라하는 구단들이 중국, 호주, 미국 등을 찾는다. 올해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돼 7개국 17개 팀(영국 7팀, 스페인 3팀, 이탈리아 4팀, 호주 1팀, 독일 2팀)이 참가했다. 매해 그 규모는 늘고 있다.

이유는 ‘돈’ 때문이다. 유럽의 구단들은 점점 상업화되고 있다. 주급, 이적료의 규모가 늘어나며 씀씀이도 덩달아 커졌다. 구단들은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싶어 한다. 유럽 내에선 더 이상 이익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축구를 통해 이익을 증가시킬 수단과 방법이 한계치에 도달한 셈이다. 시선을 유럽 밖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유럽 구단들은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섰다. 상대적으로 인구도 풍성하고 축구에 관심이 많은 국가가 타깃이 됐다. 단연 중심은 세계 인구 1위의 중국(약 14억)과 3위의 미국(약 3억)이다.

축구 재정 전문가인 롭 윌슨은 'BBC‘와 인터뷰에서 “프리시즌은 구단의 거대한 수익창출원이다. 클럽이 해외 투어를 하면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것이고 구단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스폰서십을 따낼 수 있다"라며 프리시즌 구단들이 해외로 나서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빅클럽은 매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 약 2~3주간의 프리시즌 기간 타국에서 시간을 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맨유는 중국에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페이스북

② 프리시즌에서 무엇을 얻을까?

자국이 아닌 해외로 프리시즌을 떠나는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롭 윌슨(Rob Wilson)도 “만약 구단이 2주간의 해외 투어 동안 500만~1000만 파운드(약 73억~146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활동은 없다”라고 언급했다. 지구 반대편에 구단의 이름을 알리고 브랜드화에 성공한 잠재적인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해외로 떠나는 프리시즌의 효과는 단순한 수치로 평가하기 어렵다.

사실 유럽 구단들의 해외투어는 구단의 수익 구조를 안겨다 주지만 프리시즌의 본 의미인 ‘새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도 중요하다. 지금은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시기다. 1년의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순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헨릭 음키타리안, 에릭 바일리를, 리버풀은 마르코 그루이치와 조르지오 바이날둠을 꾸준히 출전시키며 선수단 파악에 나섰다. 또한,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였던 어린 재능과 감독들이 지켜보고 있던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도 이 시기다.

전반전에 선발 투입했던 선수를 그대로 후반 막판까지 뛰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다수의 팀들아 프리시즌 경기에선 7명에서 많으면 11명의 선수 전부를 교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이 아닌 제3의 지역에서 프리시즌이 열린다. ⓒ 청춘스포츠

③ 해외 프리시즌의 부정적 요소

그렇다고 모든 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리그가 개막하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차가 상당하고 기후도 맞지 않는 나라로 떠난다는 건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적응하는데도 애를 먹을 수 있다.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감독에게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USA 투데이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마틴 로저는 “프리시즌에 과도한 상업적 행위는 향후 선수들의 경기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한다. 프리시즌은 선수들이 1시즌 간 리그를 치르기 위해 담금질을 하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을 온전히 보내지 못한다면 리그 중, 후반기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요지다.

선수들이 혹사당할 수도 있다. 빅클럽일수록 월드컵이나 유로 등 국대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메이저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휴식이 필요하나 프리시즌의 흥행을 위해서라면 곧바로 휴식없이 그라운드를 밟아야 한다.

이에 대해 “빅클럽간의 대결은 흥미롭다. 그러나 미국 팬들도 점점 눈높이가 높아진다. 2군 멤버를 내보내는 첼시와 리버풀 경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로저의 말은 예사롭지 않다.

축구가 상업화되는 길은 막을 수 없다. 앞으로 프리시즌에 더 많은 구단들이 더 많은 거리를 오갈 게 분명하다. 긍정 또는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타지에서의 프리시즌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 일정을 지혜롭게 보내는 것이 각 구단들의 중요 숙제로 떠올랐다.

글 : 청춘스포츠 이종현

양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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