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권력 쥔 1% 권력층 겨냥 '풍자'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파격 열연
무소불위 권력 쥔 1% 권력층 겨냥 '풍자'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파격 열연
“우리가 늘 봐왔던 서민의 애환, 한 그런 것들이 닮긴 ‘마당놀이’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비웃고 깔깔대고 춤을 추다보면 느껴지는 페이소스…. 시대를 털어버리고 희망을 갖게 되는 그런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한재림 감독
과거 정권들이 행한 일련의 사태들, 대통령 탄핵 그리고 그 안에서 라인을 옮겨 다니며 살아남은 1% 권력자 ‘검찰’. 권력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 그들을 향한 비극적인 결말과 비통함을 담고자 했다는 한재림 감독의 연출의 변은 거대한 포장인 듯 했다.
그 동안의 여느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검찰’ ‘권력자’ 그리고 ‘조폭’이 등장하는 범죄물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를 바 없는 작품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영화 ‘더 킹’이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역시 한재림 감독이었다. 과거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풍자’ ‘비틀기’의 대표감독으로 주목을 받은 한재림은 이번에도 사회 특권층을 겨냥한, 그러면서도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수작으로 잘 풀어냈다.
런닝타임 134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시작 1분부터 파격적인 ‘사건’이 터지며 시선을 압도한다. 그렇게 감독의 연출 의도가 담긴 데칼코마니 형식의 오프닝이 이어진 후 130여분 동안 쉴 새 없는 ‘희로애락’이 펼쳐진다. 감독의 말대로 한 판의 ‘마당놀이’처럼.
배급사를 교체하면서까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한재림 감독의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그 가운데 ‘검사’가 있다. 99%의 정직하고 우직한 검사가 아닌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는 절대 권력층 1%의 검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병우, 김기춘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영화 '더 킹'은 박태수(조인성)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현대사를 관통한다. 사건사고 보다는 태수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삶 속 에피소드, 그리고 그의 내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신선한 접근을 시도한 작품이다. 그 안에서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그들’이 있다.
태수의 아버지는 양아치다. 때문에 학창시절 배운 거라곤 싸움박질 뿐이다. 목포 조폭이 되는 최두일(류준열)라는 친구와도 인연을 맺게 되고 그렇게 하루하루 꿈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없이 무서웠던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맞고 있다. 그는 바로 검사. 그 새파란 검사의 권력을 보면서 태수는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작심한 박태수는 꿈을 향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결국 검사가 된다. 그 과정에서 대학 진학과 민주화 운동, 군대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지고 감독은 결코 가볍지 않은 ‘웃음’ 코드로 잘 녹여낸다.
검사가 된 후 재벌집 사위도 되고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99% 검사에 속했던 태수는 하루에 30건이 넘는 사건을 정리해야 했고, 그렇게 하루하루 일에만 지쳐갔다. 그러던 중 그가 꿈꾸던 ‘1% 검사’ 중 최고 권력자 한강식(정우성)과 인연을 맺게 되고 그러면서 그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삶이 시작된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겪는 검사들의 비열한 행태, 그리고 이슈를 이슈로 덮기 위한 뒷내막, 그리고 조폭과의 연계 등 그동안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1% 검사’의 민낯이 낱낱이 까발려진다. 한재림 감독의 연출 의도대로.
물론 영화 코드로 인한 상상력을 담아낸 장면도 있다. 그러나 조인성의 말대로 ‘더 킹’은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정권 교체 등 현실 속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영화에 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오히려 일반인들은 접할 수 없었던 그들의 삶, 그리고 감독이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일련의 상황들이 영화적 장치에 맞춰 잘 풀어내 극적 재미를 더한다.
또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둘러싼 검사들의 커넥션, 그리고 탄핵, 그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1% 검사, 거기에 VIP까지. 한재림 감독의 뚝심과 용기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영화는 파격적이고 과감하다. 영화적 메시지 그 이상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권력을 잡으려는 한 남자의 성공, 몰락, 그리고 반격. 박태수라는 한 인물의 삶을 관통시키며 한국의 현대사 속 진짜 권력자가 누구인지를 묻는다. 검사들의 뒷거래, 권력 농단, 배신 등 썩소가 나올 만큼 비열한 그들의 삶을 통해 웃음과 슬픔을 자아내고 분노와 비통함을 토하게 한다. 그렇게 현실을 비틀고 풍자하고 휘몰아친다.
박태수 역의 조인성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극을 장악한다. 8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열연과 묵직한 내레이션으로 주인공으로서의 역량을 100% 발휘한다. ‘더 킹’의 색깔이 조인성의 연기에 따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민낯이 까발려진 검사 한강식 역의 정우성 역시 최고 권력자에서 처절하게 추락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타공인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정우성은 “처절하게 추락하는 모습을 통해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엿보기’ ‘뒷내막의 쾌감’ ‘뻔하지 않은 권선징악’ 그리고 대한민국의 진짜 왕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전하는 '메시지' 그리고 등장하는 그 분. 통쾌한 웃음과 해학, 그리고 가슴을 관통하는 전율이 있는 ‘더 킹’은 상반기 최고 화제작이자 문제작이 될 전망이다.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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