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변비축구…우승 전선 빨간불?
약체 필리핀 상대로 고전, 1-0 신승
키르기스스탄서 '크랙' 발굴 숙제 안아
59년 만에 도전하는 아시안컵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1-0 신승했다.
이로써 1승을 신고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에 2-1로 승리한 중국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C조 2위로 출발했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사상 첫 A매치를 조별리그 2차전서 치른다.
필리핀의 FIFA 랭킹은 116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53위)에 한참 뒤처지는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도 7전 전승을 거뒀고 실점이 1골도 없는, 그야말로 필리핀 입장에서는 저승사자와 다름없는 한국 축구다.
하지만 이변이 속출한 이번 대회 초반 분위기에 한국도 휩쓸리고 말았다.
황의조를 최전방 원톱에 포진시킨 4-2-3-1 포메이션은 밀집수비 대형을 들고 나온 필리핀에 효과적이지 못했다.
사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이래 축구대표팀은 칠레, 우루과이 등 세계적 강호들을 비롯해 호주, 사우디, 우즈벡 등 아시아에서 대등한 전력의 팀들과 A매치를 치러왔다. 따라서 필리핀과 같이 수비 라인을 단단히 걸어 잠근 팀과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효과적이지 못했던 공격 흐름은 일명 ‘변비 축구’를 자아내고 말았다. 개인기가 다소 투박한 선발 라인업의 선수들은 조직력으로 필리핀 수비를 무너뜨리려고 했으나 번번이 차단됐고, 그나마 개인 돌파가 뛰어난 황희찬이 전반 내내 최전방을 휘저었으나 부정확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몇 결정적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완벽했던 골 찬스에 이은 회심의 슈팅은 하필이면 인생 경기를 치른 필리핀의 미카엘 팔케스가드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가로 막히며 땅을 칠 수밖에 없었다.
우승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다가올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서 골 가뭄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대업을 이루지 못할 것이란 때 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역시 필리핀 이상의 전원 수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홀로 골 찬스를 만들어낼 이른바 ‘크랙’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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