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황의조, 답답함 뚫어낸 시원한 한 방
필리핀 상대로 후반 22분 천금의 결승골
지난해 아시안게임 득점왕 클래스 과시
벤투호의 해결사는 역시 황의조(감바 오사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2분에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앞서 키르기스스탄에 2-1로 신승을 거둔 중국에 이어 조 2위로 출발을 하게 됐다. 경기력은 다소 답답했지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는 승리했지만 전반적으로 답답한 흐름이 전개됐다. 이날 한국은 피파랭킹 116위 필리핀을 상대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마무리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전에는 그나마 황의조가 필리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을 잇따라 기록하며 한국의 체면을 살려줬다.
한국은 전반전에 2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는데 모두 황의조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40분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쏘아 올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분 뒤 황의조는 또 한 번 페널티박스 안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기록했지만 공은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고도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부지런히 필리핀 골문을 두르린 황의조의 집념은 후반 22분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교체 투입된 이청용이 쇄도하는 황희찬을 향해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한 번의 볼 컨트롤 이후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필리핀의 골문을 열렀다. 아시안게임 득점왕의 본능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첫 득점 이후 황의조는 계속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2분 뒤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대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후반 29분에는 측면 돌파에 성공한 황희찬의 크로스를 받아 슈팅까지 기록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황의조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력에서는 아직까지 불만족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나마 황의조의 건재감을 확인한 것은 위안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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