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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호탄? 이승우, 도전과 이적 갈림길에 서다


입력 2019.12.28 16:01 수정 2019.12.29 07:2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야 교체 투입 21분 출전

1월 겨울이적시장서 타 리그 이적도 방법 중 하나

이승우의 이적료는 120만 유로로 구단 최고액이었고, 등번호도 10번을 받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희망의 신호탄일까.

신트트라위던 이승우는 27일(한국시각) 벨기에 베버렌 프리티엘 경기장서 펼쳐진 ‘2019-20 벨기에 주필러리그’ 21라운드 바슬란드-베버렌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24분 교체 투입돼 21분 소화했다. 신트트라위던 0-1 패.

이승우는 투톱을 받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고대하던 벨기에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승우의 동선은 대부분 중앙에서 이뤄졌다. 페널티 박스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탓에 주로 2선에서 공을 잡은 뒤 패스를 주는데 치중하거나 직접 공을 운반하는데 주력했다.

결장한 기간이 길어서 굶주린 탓일까. 매우 의욕적이었다. 상대 공격수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움직임은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몇 차례 센스 있는 볼처리를 비롯해 후반 34분 상대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과감하게 파고 들어가며 베버렌 수비진을 위협하는 장면도 좋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신트트라위던은 무기력했다. 이승우 혼자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첫 번째 데뷔전은 공격포인트 없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지난 8월 30일 이승우의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앞선 2시즌 헬라스 베로나에서 세리에A와 B를 오가며 꾸준하게 출전했던 이승우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다. 심지어 베로나의 프리 시즌을 소화했고, 등번호 9번을 배정받아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한 단계 낮은 벨기에 이적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승우의 이적료는 120만 유로로 구단 최고액이었고, 등번호도 10번을 받았다. 비록 빅리그는 아니지만 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존재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겨졌다.

문제는 마르크 브라이스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승우의 적응력을 문제 삼았다. 브라이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면서 지휘봉을 이어받은 니키 하이옌 감독대행 역시 이승우를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었다. 약 4개월 동안 데뷔조차 하지 못한 이승우는 전반기 마지막 21라운드에서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승우로서는 축구 인생 최대 위기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승우는 경기 후 벨기에 언론 'Het Belang van Limburg'와의 인터뷰서 “경기에 나서서 기쁘다. 그러나 아직 경기 감각이 부족하다”며 오랜 기간 결장한 이유에 대해 "감독의 결정이다. 난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했고, 언제나 그렇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전을 치른 것은 고무적이지만 전반기 종료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신트트라위던은 16개팀 가운데 11위다. 12월 1일 이후 5경기에서 1무4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하이옌 감독 대행은 반전을 모색하기 위해 이승우 카드를 처음으로 꺼내들었다.

출전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확실한 신뢰를 얻으려면 결국 공격 포인트뿐이다. 신트트라위던은 리그 21경기 동안 겨우 22득점에 그치고 있다. 실력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하이옌 감독 대행은 이승우를 기용해야 하는 당위성이 생긴다.

혹은 벨기에리그를 탈출하는 것도 이승우에겐 해답이 될 수 있다. 내년 1월 1일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이적을 모색하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현재 이승우의 가치를 유럽에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이승우는 2017-18시즌 세리에A 1골, 2018-19시즌 2부리그 세리에B 1골에 그쳤다. 심지어 벨기에리그로 이적했지만 올 시즌 전반기를 거의 통째로 날려버리다시피 했다.

이승우로서는 축구 인생 최대 위기다. 벨기에리그 후반기는 다음달 18일부터 재개된다.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승우가 극적인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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