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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문 닫은 공연계 두 번 죽이는 ‘악소문’


입력 2020.08.25 08:21 수정 2020.08.25 08:2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대학로ⓒ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대학로ⓒ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공연계는 빗장을 다시 한 번 걸어 잠그고 있다. 그간 방역을 철저히 지키며 공연장의 안전함을 위해 힘써왔던 예술인들의 노력이 수도권 교회발 코로나19 재확산을 기점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급기야는 무대에 서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연쇄 감염이 이어지면서 공연계를 얼어붙게 했다. 더 큰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떠돌면서 자칫 혼란을 줄 우려까지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앞선 20일 연극 '짬뽕&소'를 준비하던 극단 산의 참여진 4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은 참여진과 접촉한 사람으로 확산해 24일까지 모두 26명이 극단 산 관련 확진자로 보건당국은 분류했다. 또 극단 미인 역시 연극 ‘와이바이’ 참여진 17명 중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지난 주말동안 확진자와의 2차 접촉으로 인한 공연 중단도 이어졌다. 22일과 23일 대형공연과 대학로 공연을 막론하고 줄줄이 취소 사태를 맞았다. 뮤지컬 ‘킹키부츠’ ‘썸씽로튼’은 해당 기간 공연을 취소했고,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와 샤롯데씨어터에서 각각 공연을 예정했던 ‘렌트’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하루 앞당겨 각각 22일 오후 6시 30분과 2시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또 대학로 공연인 뮤지컬 ‘난설’ ‘블러디 사일런스: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개와 고양이의 시간’ ‘전설의 리틀 농구단’ ‘존경하는 엘리나 선생님’ 등 다수의 공연들이 긴급하게 공연을 취소해야 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코로나19와 관련된 직간접 접촉자가 없는 공연들도 예방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공연을 중단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지난 23일과 24일 공연을 취소했고, 뮤지컬 ‘빨래’와 ‘제이미’,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모두 30일까지 공연을 잠시 쉬어간다. 뮤지컬 ‘썸씽로튼’이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센터도 30일까지 문을 닫는다.


확진자 발생, 확진자와의 2차 접촉으로 인한 공연 중단이라는 뼈아픈 상황을 겪고 있는 공연계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자발적으로 공연을 쉬어 가는 건, 정부가 이번 주를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로 보고 있는 만큼, n차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발생을 줄이자는 의도다.


그런데 관계자들은 공연 중단보다 더 힘든 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카카오톡 채팅방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네티즌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최초 전파자와 감염 루트, 동선 등에 관한 정보들이다. 심지어 실제 공연에 참석하고 있지 않은 배우의 이름 등이 포함된 명단, 확진자와의 접촉에 따른 2차 감염자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또 이들이 방문했다는 식당 등의 구체적인 상호명까지 언급되고 있어 2차, 3차 피해가 덮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극단 산 관계자는 “특정인을 전파자로 오해하게 하는 기사와 지라시는 금해달라”면서 “무분별한 루머의 확산으로 2차 피해(성북동 주변 상권, 대학로 주변 상권에)가 생기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 공연 관계자 역시 “떠돌고 있는 소문의 대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다. 이런 루머는 공연계를 두 번 죽이는 셈”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공연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무력감이 밀려오고 있는데, 코로나19 관련 허위 사실이 유포되면서 공연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생길까 두렵다.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공연계는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부디 공연계의 희망을 꺾고, 혼란을 주는 행위는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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