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킹 상대로 시즌 26호 홈런
기습 번트-도루-홈런 등 타격 센스 돋보여
'야구 천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오타니는 2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양키스 선발 마이클 킹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커브(129km)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구 속도는 무려 189km가 찍혔다.
전날 최지만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이어 이틀 연속 터진 홈런이다. 양키스타디움에서의 개인 통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오타니는 시즌 26호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공동 선두가 됐다.
오타니가 6월에 터뜨린 11번째 홈런이다. 오타니가 월간 10홈런 고지를 넘어선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전날 경기 마지막 타석에는 쐐기 홈런을 터뜨렸다. 5-4 앞선 9회초 2사 후 피터 페어뱅크스를 공략해 솔로 홈런(비거리 121m)으로 연결됐다. 4타수 3안타 3타점에 도루까지 하나 추가했다.
오타니 쐐기포로 연패를 끊은 LA 에인절스의 조 매든 감독은 “오타니는 번트부터 홈런까지 모두 가능한 타자다. 심지어 도루까지 가능하다”라며 치켜세웠다. 홈런 타자가 번트를 댔다고 방송을 통해 독설을 뱉은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 장훈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선두타자 홈런을 때린 지난 26일 탬파베이전에서는 3회 무사 2루 찬스에서 1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빠른 스피드로 1루에 출루했다. 이어 윌시가 최지만이 있는 1루 쪽 땅볼을 때렸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오타니의 기습번트가 이끈 득점이다.
오타니의 기습번트는 올 시즌 자주 볼 수 있다. 최고 스피드 160km를 찍은 패스트볼과 마구처럼 휘어지는 슬라이더에 주무기 스플리터를 앞세워 삼진을 9개나 잡았던 4월28일 텍사스전에서도 인상적인 번트를 댔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양현종을 상대로 기록한 번트다. 7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양현종을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서 기습 번트로 안타를 뽑았다. 타구는 3루쪽으로 향했고, 양현종이 잡기 어려웠다. 텍사스 내야진이 좌타자 오타니를 의식해 우측으로 이동한 상황을 오타니가 영리하게 이용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MLB.com 등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번트 상황에 대해 “상대 투수(양현종)가 잘 던지고 있어서 리듬을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깨끗한 안타 보다 의표를 찌르는 안타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잘 던지고 있던 양현종은 오타니의 번트로 첫 피안타를 기록한 뒤 흔들렸다.
뛰어난 야구 센스를 바탕으로 번트부터 홈런까지 못하는 게 없는 오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