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완전자동화 도입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APMT2 터미널
100% 전기·배터리사용,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효율성은 배가
항만터미널 경쟁력 생산성·안전성 두 마리토끼 잡아
컨 이동은 무인, 콘트롤은 IT기술, 운용은 전기
수출입화물이 늘면서 항만물류 처리속도와 안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항만의 하나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마스블락트(Maasvlakte) 지역에 위치한 APM터미널2(APMT)는 바다만 있었던 곳을 대규모로 매립, 86만㎡ 면적으로 개발해 2015년 본격 개장하면서 2019년부터 완전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로 운영 중이었다.
특히 터미널 끝자락에 수심 20M를 유지해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전용부두를 만들어 물류 전 처리 과정을 지동화로 프로세스화 한 것이 체계적인 터미널 운영시스템임을 느끼게 했다.
선박이 실어온 수많은 화물을 하역, 이송, 보관, 반출하는 항만터미널 특성상 분주함을 상상했지만 APM터미널2에는 터미널 내에서 일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완전 자동화 터미널답게 전 단계에 무인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컨테이너를 실은 수십 대의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 이송장비)이 바닥에 깔린 센서를 인식해 초당 6m의 속도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AGV는 마치 운전석이 없는 긴트레일러 같은 모습으로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 날랐다. 54개의 자동레일 갠트리크레인(Gantry crane)이 AGV에 정확히 컨테이너를 올려주면 데이터로 신호를 준 위치로 이동 후 운반해 온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들어올려 야적한 후 높이를 낮춘 후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AGV 이동은 전기충전식으로 배터리로 운용됐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자동충전 기능도 탑재했다. 번호를 이름표처럼 단 자동 로봇들이 돌아다니는듯했다.
이 같이 전자동으로 제어가 가능한 것은 내부 콘트롤룸에서 다양한 IT시스템으로 연결된 장비를 카메라를 통해 확인하면서 조이스틱으로 원격 조정하는 전문인력 덕분이다.
물류처리의 관건은 생산성인데 자동화 도입 초기에 비해 점점 처리속도가 빨라지면서 꾸준히 생산성을 늘리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4시간 3교대로 이뤄지는 가동률은 초기 대비 3배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함께 높여가고 있었다.
또 위험성이 있는 화물의 경우는 별도로 관리한다. 따로 시스템 케어를 받다보니 위험성은 줄어든다.
월터 미셸(Walter Michiels) APMT터미널 IT·운영실장은 “터미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전이다. 철저한 통제시스템으로 인명피해를 없앴고 인력도 하루 3교대로 효율성을 높였다”면서 “100% 전기로 운영하다 보니 터미널 내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성과 관련해서도 “2015년 초기 시간 당 컨테이너 처리 능력이 8~9개 수준에서 계속 개선돼 현재는 25~30개 정도를 소화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자동화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생산성에 한계가 있지만 완전 자동화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개발과 숙련도로 생산성은 계속 오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목표치를 묻자 그는 “스탭 바이 스탭”이라면서도 “시간당 35무브 정도”라고 답했다.
일자리 감소는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로
안전관리 중요시, 철저한 매뉴얼 준수, 물류시장변화 읽어야
전통적인 물류산업이 노동집약 형태이다 보니 자동화로 예견되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에는 영업, 안전, 전기테크니션, 인사업무 위주의 인력구조로 재교육을 통한 인력 재배치와 교대 근무방식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자동으로 이송된 컨테이너는 트럭 육로운송과 철도, 바지선 등으로 나눠 처리된다. 육로 운송의 경우 물류 운송을 맡은 트럭운전자가 진입을 하면 가야할 게이트와 화물을 배정해주고 자동으로 컨테이너를 적재해준다.
이 과정에서도 혹시 모를 안전상의 이유로 컨테이너가 적재를 시작하면 운전자는 트럭에서 내려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가 적재가 끝나면 운송을 재개하는 시스템으로 철저한 매뉴얼에 따라 운영되고 있었다.
항만자동화는 향후 대형선박들의 증가추세에 맞춰 물류증가에 따른 화물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가에 항만의 경쟁력이 달려있다 보니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 세계 해운물류 선진국들을 비롯한 미국, 독일, 호주, 중국, 일본 등의 항만들은 자동화항만을 넘어 스마트항만 체계로의 단계별 진입을 시도 중이다.
또 전 세계적 화두인 탄소배출량 절감 차원에서도 친환경 체제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디젤차량의 퇴출의 대안으로 전기와 수소에너지로의 진입이 대세가 됐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로 특히 수출과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는 국내 산업구조상 항만을 거점으로 하는 해운물류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단계별 자동화 도입을 선언한 상태다.
가장 물류량이 큰 부산항의 경우 반자동화 항만으로 전 세계의 환적화물 처리 비중이 높다보니 처리비용과 시간이 상대적 경쟁력으로 좌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물 물량 예측과 물류시장의 변화, 노동시장과의 협의, 가격 경쟁력, 효율성 및 안전성 등을 고려한 물류정책이 남아있는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