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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변액보험금 부담 120조…금리 인상 '시험대'


입력 2021.11.17 06:00 수정 2021.11.16 11:1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책임준비금 1년 새 13조↑

금리와 증시 향방에 '촉각'

변액보험 책임준비금 규모 상위 10개 생명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가 변액보험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위해 짊어져야 하는 부채가 1년 만에 13조원 넘게 불어나며 1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보험업계의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도 불티나게 팔리는 가운데 그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게 불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반등으로 증시에서 빠르게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 동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변액보험이 앞으로는 생명보험업계에 새로운 숙제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가 적립한 변액보험 책임준비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21조6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13조585억원에 달하는 증가폭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일정액을 적립시키는 돈을 일컫는 표현이다. 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부채로 잡아둔 뒤 향후 보험금 지급에 활용한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변액보험 책임준비금이 32조202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9%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한화생명 역시 17조1975억원으로, 교보생명도 17조1837억원으로 각각 6.1%와 12.0%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이어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책임준비금이 13조8673억원으로 28.0%나 늘며 규모가 큰 편이었다.


이처럼 준비금 부담이 확대된 건 그 만큼 변액보험이 잘 팔리고 있어서다. 생보업계가 올해 들어 8월까지 변액보험을 통해 거둔 초회보험료는 3조6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8%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변액보험 영업에 탄력이 붙는 배경에는 증시 호황이 자리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기반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생보업계의 투자 상품으로, 자본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제로금리 시대가 펼쳐진 이후, 주식 시장은 풍부해진 유동성에 힘입어 좋은 흐름을 이어 왔다.


◆금리 인상에 판매 제동 우려


문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금리 인상은 증시에 악재로 평가된다. 저금리를 피해 들어온 자금이 빠져나갈 공산이 커서다. 이렇게 되면 변액보험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존 0.50%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올렸다. 한은 기준금리가 조정된 건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내 처음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연내 1%까지 기준금리를 상향한 뒤, 내년에도 최소 두 번의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액보험 영업이 위축되더라도 이미 판매한 상품에 대한 책임보험금 부담은 고스란히 생보사의 몫으로 남게 된다. 더구나 증시가 위축되면 기존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수익률 관리에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변액보험을 둘러싼 생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변액보험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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