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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치수출시대, 글로벌'KIMCHI'로 세계화 노린다


입력 2021.11.27 10:40 수정 2021.11.27 10:35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한류 덕, 코로나19 이후 수출 증가세

비건식·소스…글로벌푸드로 진화하는 김치

첨단시설·위생관리도 업그레이드

바야흐로 김장철이다.


해남에서 올라온 겨울 배추가 김치공장 저장실 바구니에 가득 차 있었다. 김치업계 관계자는 겨울배추가 여름배추에 비해 품질과 맛이 좋다고 귀띔했다.


국가식품클러스트 내 전북 익산시에 소재한 최신,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글로벌 김치공장을 찾았다.


최근 한류를 등에 업은 K-FOOD 중에서도 한국 김치의 인기는 상한기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과 집밥의 일상화와 건강식이라는 인식으로 매출도 3배가량 늘었다.


글로벌 김치공장에서 생산 중인 수출용 김치 ⓒ데일리안
글로벌 김치공장 둘러보니…김치종주국 위상 물씬

2019년 지어진 이 곳 글로벌 김치공장은 시설과 설비부터 남달랐다. 김치산업 특성상 소금과 물을 많이 사용하고 폐기부산물이 많이 나오는 부분을 감안해 공장 바닥과 시설을 옹골지게 다졌고 위생관리도 철저했다.


특히 김치생산 라인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절차를 거쳐야 했다. 가운과 모자, 덧신을 착용하고 소독을 거쳐 40초간 먼지 털어내기와 손 씻기, 또다시 소독을 거쳐야만 공장 진입이 허용됐다.


여기까지는 여느 식품공장과 다를 바 없는 과정이다. 생산시설로 들어서니 신선한 김치 특유의 냄새가 확 번져왔다. 생산설비는 IoT(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로, 김치공정과 보관이 한 눈에 들어와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케 했다.


마침 주로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김치의 생산라인을 볼 수 있었다. 서늘하게 온도가 유지되는 배추 저장실을 지나니 배추 절임시설이 나타났다. 일정시간 배추를 절이고 염도 1.5로 맞춰지고 나면 세척한 후 광학선별기라는 선별기계가 절인배추의 사용여부를 가려준다.


1차 걸러진 절인배추는 일정 크기로 썰려지고 이번에는 다시 한 번 사람의 손으로 직접 배추의 푸른 줄기를 일정량 가려낸다. 배추의 푸른 잎사귀가 많으면 질긴 식감이 느껴져 외국인들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별을 마친 절인배추는 양념류와 각종 야채들과 함께 버무려진다. 포기김치류는 사람의 손으로 김치 소를 섞고 공정이 끝나면 단위별 비닐포장을 한 후 고유의 칩이 장착된 팔레트에 실려 저장소로 운반되는데, 안테나 통신을 통해 김치의 생산이력과 보관장소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활용이다.


반면 수출용 썰은김치류는 사람 손이 가지 않는 완전 자동화 라인이다. 썰기, 절임, 세척, 양념, 포장, 운반까지 전 제조과정에 자동화 라인을 구축해 전용용기에 라인을 따라가며 일정 공정을 거친다. 공정을 거친 수출 김치는 X레이 검수와 ‘KIMCHI’라는 라벨이 부착되면 수출 길에 오른다.


전통적인 김치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지인 입맛을 고려, 젓갈류를 배제해 비건식이 가능하게 했으며 냄새를 잡기위해 용기에 숯을 사용해 걸러낸 부분이 다른 점이다. 젓갈 외에 다른 마늘, 생강, 야채류는 국산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프리미엄 김치를 생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절임부터 포장까지 전 제조과정에 IoT 센서와 IP카메라를 설치해 온도, 습도, 염도 및 제조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균일한 맛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완전 자동화 시설 덕에 고유의 김치공장과는 달리 DRY존이 가능해 상대적인 쾌적한 시설로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 그만큼 노동집약은 떨어지고 효용은 높인 것이라서 인력은 줄어드는 구조라는 점이 안타까웠다. 물론 양질의 일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요구와 무관하지 않은 변화다.


충북 보은군의 수출 김치 제조현장 둘러보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농식품부
‘KIMCHI’ 세계화의 시작, 수출 어디까지 왔나

김치의 제조과정과 생산라인을 살펴보니 김치발효과학 연구와 첨단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력관리, 위생관리, 숙성실 온도관리 등이 가능해지며 김치의 종주국다운 위상을 느끼게 했다.


이 곳 글로벌 김치공장은 현재 미국으로 진출, 월마트에 입점하는 등을 통해 지난해 17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김치류와 소스류, 분말 등을 연구 개발해 수출특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에 이어 중국, 일본시장 등의 공략을 위해 최근 빈 부지를 활용한 수출라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곳 글로벌 김치를 책임 생산하고 있는 박범돈 공장장은 김치의 대중화를 위한 전략으로 전통적인 포기김치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썰은김치 등을 확대하는 등의 김치의 다변화를 주장했다.


풀무원 글로벌 김치공장에서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박범돈 공장장 ⓒ데일리안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포기김치가 김치의 선호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단 맛과 저장성에서 차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치의 다양성과 편리성, 활용성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글로벌 김치공장은 이 곳 말고도 국내 유수한 김치공장들이 앞 다퉈 해외 진출을 위한 생산과 마케팅으로 경쟁에 접어들었다는 전언이다. 김치산업의 도약이 빨라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우리나라 김치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서도 올해 상반기 김치 수출량은 2만21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꾸준히 김치의 수출을 통한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지에서의 마케팅 지원과 정책적으로는 현지의 김치의 날을 제정하는 등 인지도 확산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또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현지화 전략도 진행 중이다. 최근 영국에서 44개 로컬 레스토랑 셰프들이 직접 개발한 스페셜 김치 메뉴를 판매해 현지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한국 김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왔다.


과거에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이나 아시아인의 김치구매가 많았다면 현재는 한국 김치가 글로벌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도 있다. 운송과 통관 등 거쳐야할 관문이 많은 만큼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전 세계적 물류난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도 부담이다. 특히 숙성도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지는 김치의 특성이 물류와 보관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한류라는 기회를 잘 살려 ‘K-KIMCHI’가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식품으로 성장하는 산업화로의 시너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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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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