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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의지대로…" 유희관 떠나보내는 양의지 "형, 잊지 않을게요"


입력 2022.01.19 09:45 수정 2022.01.19 09:4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무사사구 완봉승 등 두산 베어스 시절 숱한 명장면 함께 연출

은퇴 발표 직후에도 양의지·유희관 각별한 사이 SNS에 녹아

2015시즌 양의지-유희관. ⓒ 뉴시스

“양의지 의지대로 던졌다.”


지난 2015년 5월 10일, 데뷔 첫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한 좌완 유희관의 답이다.


유희관은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9이닝(투구수 117)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베어스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유희관이 완봉승을 거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감격적인 완봉승을 거둔 유희관은 “완봉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록”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커브 비율을 높이며 다른 패턴으로 던졌다. 모두 (포수)양의지 의지대로 던졌다. 그것이 비결”이라며 웃었다.


무사사구 완봉승 등 유희관은 양의지와 함께 이룬 것들이 많았다.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뒤에는 꼭 포수 양의지를 언급했다.


2016년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가 된 유희관은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뒤 양의지와 어깨동무를 하고 인터뷰실을 찾아 우승의 감격을 전했다. 5이닝 무실점 호투한 유희관은 또 “양의지 의지대로 던졌다”고 말했고, 양의지는 “부담이 컸을 텐데 (유)희관이 형이 너무 잘 던져줬다”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2016시즌 유희관-양의지. ⓒ 뉴시스

유희관은 양의지와 함께 편견의 벽을 무너뜨려갔다. 시속 130km대의 느린 직구와 더 느린 싱커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은 유희관은 “느린 공 투수는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지워갔다.


그러나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한 그해 유희관은 18승을 찍고도 느린 공 탓에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좌절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양의지가 있어 주저앉지 않았다. 양의지와 함께 편견을 깨가며 ‘느림의 미학’을 완성, 결국 두산 좌완으로는 최초로 100승(101승)을 돌파했다.


유희관과 잊을 수 없는 순간과 환희를 공유한 양의지는 18일 유희관 은퇴 발표 소식을 접하고 즉각 반응했다. 양의지는 SNS를 통해 "희관이 형, 수고 많았어요. 함께 했던 순간 잊지 않을게요"라고 적었고, 유희관은 "평생 너는 잊지못할꺼야. 죽어서도 못 잊어. 그동안 너 덕분에 행복했다"고 답했다. 팬들 또한 유희관-양의지가 함께 연출한 숱한 명장면들을 ‘잊을 수 없다’며 추억들을 끄집어내 SNS에 차곡차곡 올려가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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