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127조→200조 '2위 점프' 예상
"당분간 시총 상위종목 변동성 커질 것"
LG에너지솔루션의 27일 증시 입성이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흥행몰이를 한만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까지 치솟는 현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후 증시 자금을 빨아들여 일시적으로 대형주의 수급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LG엔솔 블랙홀' 현상을 일으키며 코스피 지수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과 함께 1조원 이상의 패시브 자금(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공모가 30만원을 기준으로 예상한 패시브 자금은 최소 1조2722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오를 경우 이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
당장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직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와 코스피200지수 등 주요 지수의 조기 편입이 유력하다. 이에 해당 지수들을 추종하는 펀드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경우 시총 비중대로 펀드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대형주들을 일부 팔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엔솔이 상장 후 주요 지수 조기 편입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대형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수급부담 우려가 중첩적으로 작용하면 코스피 하방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SK 넘어 '2위 자리' 넘본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데뷔 후 시가총액 순위도 관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을 공모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70조2000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451조3156억원), SK하이닉스(86조6323억원)에 이어 국내 시총 3위에 올라서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적정 시총을 10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는 만큼 SK하이닉스를 넘어 단숨에 2위자리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이후 공모가보다 30% 상승하면 시총이 90조원을 넘기게 된다.
LG그룹 전체 시총도 200조원을 돌파해 국내 대기업 그룹 중 삼성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통의 대기업 순위변동은 기업의 위상과 미래가치 변화 등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 기존 시총 상위 기업들의 순위와 코스피 추종 지수나 펀드 내 비중이 재조정되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시총 상위 종목들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대금도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불안전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