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은 “디지털화폐 도입시 통화정책 파급 효과 저하될 수 있어”


입력 2022.01.24 12:48 수정 2022.01.24 12:4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동향‘ 발간

CBDC 도입 영향 그래프 ⓒ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가 떨어지고 지급준비금 수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동향'에 따르면 "CBDC 도입이 은행 예금을 대체하면서 여러 부문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CBDC는 중앙은행이 일반 국민에게 계좌를 제공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다. 현재 중국, 우크라이나 등이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바하마, 동카리브, 나이지리아 등의 일부 신흥국은 CBDC를 발행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CBDC에 대한 연구와 모의실험을 진행하는 단계다.


대체적으로 지급결제 시스템 발달이 지연된 나라에서는 CBDC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발행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다만 CBDC 발행 결정 여부 별도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 연구와 도입 준비 업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한은의 경우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1단계를 지난해 8월 23일부터 12월 22일까지 진행한 후 2단계 모의실험에 착수했다. 6월말 모의실험을 마친 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CBDC 도입으로 은행 예금이 감소하면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약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높은 편의성, 이자 지급 확대 등으로 CBDC의 이용이 크게 확산된다고 가정하면, 예금이 큰 폭으로 감소해 은행의 신용공급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거 예금 이탈은 은행의 자금 조달을 위해 장기채 발행 등 시장성 수신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가 올라 대출과 투자 자체가 위축될 수 있고, 소형 은행들이 버티지 못해 은행업의 대형화를 가속 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이유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CBDC를 발행하더라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실제 이를 도입 운영중인 바하마, 통카리브, 나이지리아 등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단 이자 지급, 민간에 대한 유동성 직접 공급 등 CBDC를 새로운 정책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CBDC 보유 한도가 낮거나 이자율이 낮을수록 예금이 대체되는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금융기관 및 시스템 건전성이 저하된다든지 등 기존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가 은행 예금보다는 실물화폐를 대체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중앙은행이 CBDC를 도입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려우며 실제 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금 이용이 줄고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등 이유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관련 연구와 도입 준비 작업은 상당 수준 진척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