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딩 헬스키업으로 자리매김할 것"
신약 R&D 주력… 롤론티스-포지오티닙 미 FDA 허가 기대
한미약품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간다. 고 임성기 전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를 맡고, 기존 전문경영인들을 주축으로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이관순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 임기는 3년이다. 한미약품은 2017년부터 우종수 사장과 권세창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아왔다. 현재 우 사장이 경영관리 부문을, 권 사장이 신약개발 부문을, 이 부회장이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2061억원과 영업이익 1274억원, 순이익 8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1% 늘었고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60.1%, 368.9% 증가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신약 기술수출, 전문의약품 매출 호조, 북경한미약품의 호실적 등이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지속되는 반면 오너 2세 경영승계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2020년 임 전 회장이 타계한 후 송 회장과 장남 임종윤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이사로 그룹을 진두지휘해왔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임 사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송 회장 단독 체제로 바뀌었다. 임종윤 사장을 비롯한 장녀 임주현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등 세 남매가 모두 경쟁 구도에 놓인 셈이다.
이 밖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곽태선, 신유철, 김용덕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의결됐다.
한미약품 "올해 글로벌 신약 성과 가시화"
한미약품 경영인과 오너는 올해 신약개발에 매진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미국 FDA에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를 재신청하며 기대를 모았다. 6개월 안에 최종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해 3월 국내 허가를 받았고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도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위한 평가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FDA는 오는 11월 24일 안에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포지오티닙은 2015년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중국과 한국 시장 판권은 한미약품이, 다른 국가 판권은 스펙트럼이 갖는다. 스펙트럼은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한 뒤 지난해 12월 FDA에 NDA를 제출한 바 있다. 포지오티닙이 연내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하면 국산 신약이 미국 항암제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주총에서 한미약품그룹은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라는 확고한 경영이념에 따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글로벌 리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