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수들 술자리 파문 이어 코치들 음주 폭행
2020년 우승의 영광 사라진 채 말썽 구단으로 전락
극도로 몸을 사려야할 시기에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급기야 주먹다짐까지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NC 다이노스는 3일 "폭행을 가한 한규식(46) 코치에 대해 계약해지 및 퇴단을 결정했다. 용덕한(41) 코치는 우선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업무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NC 구단 소속 코치 4명은 2일 오후 숙소 인근 식당 및 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고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서 코치 2명이 먼저 숙소로 복귀, 남은 두 코치 사이에서 다툼이 생겨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의 잘잘못을 떠나 논란을 일으켰다는 자체만으로도 당사자와 NC 구단은 비난의 목소리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은 2022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시즌 초반이다. 선수단 모두가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할 시기이며 무엇보다 NC는 최하위로 처져 팀 분위기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길고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술을 마실 수 있다. 특히 한규식과 용덕한 코치는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몸 관리 차원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제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은 마음마저 자유로워지면서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KBO리그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는 허구연 신임 총재의 뜻과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허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진정성 있는 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하자”라며 “야구팬이 없는 프로야구는 존재 가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不(음주운전, 승부조작, 성 범죄, 약물복용)를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주기 바란다. 일부 구성원의 일탈이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최근 뼈저리게 체험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KBO리그는 술로 인한 구설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며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원정 숙소에서 술자리를 벌이다 리그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그리고 말썽을 일으킨 구단은 한규식, 용덕한 코치가 몸담았던 NC 다이노스다.
NC 구단은 이번 일에 대해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소속 코치의 사회적 물의에 대해 야구팬과 관계자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팬들은 진심어린 사과인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NC는 승부 조작 투수를 특별 지명으로 보내는가 하면 음주운전에 적발된 선수의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심지어 운영팀 직원이 사설 스포츠 도박에 베팅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지난해 선수들의 술자리 파문에 이어 코칭스태프의 음주 폭행 논란까지 터지고 말았다.
2020시즌 우승의 영광을 제 스스로 걷어차 버린 NC는 반성이 없고 말썽만 일으키는 구단으로 부정적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사과에 팬들만 지쳐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