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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도 인정' 양발의 손흥민, 살라 추월하나


입력 2022.05.09 07:19 수정 2022.05.09 07:1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리버풀전에서도 왼발로 득점, 리그 20골 중 13골

양발 자유자재 활용, 어떤 상황에서든 득점 확률 커져

손흥민 수비하는 반다이크(자료사진). ⓒ AP=뉴시스

손흥민(30·토트넘)이 다시 한 번 리버풀 골문을 뚫었다.


손흥민은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리버풀전에서 1개의 유효슈팅으로 1골을 만드는 높은 결정력을 자랑했다.


후반 11분 역습 과정에서 케인-세세뇽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문전 왼쪽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탁월한 위치선정이 빛난 손흥민의 커리어 첫 시즌 20호골. 토트넘 역사에서 리그 20골은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가레스 베일 등 5명 뿐이다.


리버풀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을 지켜본 클롭 감독은 고개를 저으며 등을 돌렸다.


지난해 12월 맞대결에서도 손흥민에게 동점골을 얻어맞고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던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경기 전 “토트넘의 역습은 매우 위협적”이라며 손흥민-케인을 경계했다. 압박 강도를 높여 전반 초반부터 견제했지만 결국 손흥민은 뚫었다. 지난해 발롱도르 2위에 오른 ‘철벽 센터백’ 버질 반다이크도 골을 허용한 뒤 손흥민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클롭 감독, 반다이크는 손흥민과 포옹한 뒤 잠시 대화를 나누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흥민의 활약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손흥민과 EPL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도 엷은 미소를 띤 채 손흥민과 인사를 나눴다. 살라는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 수비의 집중 마크를 당하며 고전했고,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명장과 세계적인 수비수, 그리고 최고의 공격수들까지 인정하는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리그 2위이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뿐만 아니라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도 손흥민을 막지 못해 고전한 바 있다. 맨시티는 개막전에서 손흥민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졌고, 후반기 맞대결에서도 2도움을 올린 손흥민 활약에 밀려 2-3으로 졌다.


모두가 인정하는 월드클래스지만 손흥민에게 어마어마한 공식적인 오퍼는 아직까지 없었다. 더 확실하게 각인시킬 만한 타이틀이 필요하다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올 시즌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 ⓒ AP=뉴시스

손흥민은 현재 EPL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살라를 2골 차로 추격했다. 살라와 마찬가지로 3경기 남겨두고 있는 손흥민의 짜릿한 추월이 가능한 차이다. 토트넘은 아스널-번리-노리치 시티와 만난다.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사우스햄튼-울버햄튼과 대결한다. 살라는 첼시와의 FA컵 결승전도 치러야 하지만, 손흥민은 EPL 3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날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최근 득점 페이스를 떠올리면 손흥민이 더 유리하게 느껴진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는 9골을 터뜨렸고, 그 중 3경기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할 만큼 기세가 무섭다. 반면 살라는 최근 7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리버풀 4-0 승) 2골이 전부다. 필드골만 놓고 따지면 손흥민이 1위다. 살라는 22골 중 5골을 PK로 넣었고, 손흥민은 20골 중 PK골이 없다.


양발 슈터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손흥민은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주로 오른발로 처리하지만 올 시즌에는 왼발로만 프리미어리그 13골을 퍼부었다. 레스터 시티전과 리버풀전에서는 왼발로 3골을 넣었다. 토트넘의 콘테 감독도 손흥민의 ‘양발 골’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슈팅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반다이크는 손흥민에 대해 “빠르고 강하다.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수비수를 그라운드에서 지옥에 빠뜨린다"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살라와 달리 페널티킥 기회는 사실상 없지만 손흥민이 더 무서운 것은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골은 넣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 아닌 여유다. 골 욕심은 버리고 팀 승리를 향한 의지를 안고 집중력 있는 공격을 펼치다보면 골 찬스는 자주 열릴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정교한 슈팅을 할 수 있는 양발잡이 손흥민이라면 기회를 살려낼 확률은 한층 더 커진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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