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드라마·영화 등 한류 콘텐츠 인기에 패션 관심↑
팝업스토어·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현지화 전략 적중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은 인플루언서와 협업, 팝업스토어 오픈 등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무신사는 작년 1월 첫 해외 자회사로 ‘무신사 재팬’을 설립하고 일본에 진출한 브랜드를 위해 마케팅, 물류, 고객서비스(CS)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국내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와 협력해 일본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현지 매출 1억엔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난 3월과 4월 각각 도쿄, 나고야 등에서 4차례 팝업스토어를 연 결과 준비된 물량이 모두 완판되는 기록도 세웠다.
무신사는 마르디 메크르디의 일본 진출 모델을 확대 적용해 더 많은 국내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작년 10월 재팬 서비스를 론칭한 브랜디도 지난달 도쿄 번화가 시부야의 마루이모디 쇼핑몰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열고, 일본 Z세대에게 호응이 좋았던 베스트 상품 200개를 대표 아이템으로 판매했다.
현지 패션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젊은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일부 상품은 완판을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역시 각각 앱을 출시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그재그는 일본에서 온라인 패션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패션 플랫폼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 브랜드도 일본 시장에 뛰어들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에이피알의 널디는 지난 2019년 해외 진출 첫 지역을 일본으로 정하고 온라인 자사몰을 오픈했다.
같은해 도쿄 하라주쿠에 해외 첫 정규 스토어를 개장한 이후 시부야 109, 오사카 109, 오사카 한규 백화점 등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다.
널디만의 독특한 디자인 컨셉과 브랜드 세계관에 힘입어 현지 연예인들과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매년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피알은 올 1분기 매출액 7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신장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류 콘텐츠 인기 덕분에 K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일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MZ세대를 중심으로 K패션에 대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역직구)은 731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2.7% 증가했다.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겔론 NPO이 발표한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지난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25.9%로 전년보다 5.9% 늘었다.
여기에 패션 플랫폼들의 현지화 전략도 한몫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무신사는 마르디 메크르디가 일본에서 D2C 채널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일본어로 된 공식 홈페이지 구축을 지원했고, 현지에서 유명한 연예인과 패션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했다.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 출여한 일본 배우 사에코와 마르디 메크르디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출시 당일 하루 만에 완판됐고, 콜라보 이후 브랜드 매출은 약 170% 급증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패션뿐 아니라 화장품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현지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로컬샵 등과의 협업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